타이거풀스 주식 66,000株 홍걸씨 차명 보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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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최규선 게이트를 수사 중인 서울지검 특수2부(부장검사 車東旻)는 16일 출두한 김대중(金大中)대통령 3남 김홍걸(金弘傑·39)씨를 상대로 체육복표 사업자 선정 등 각종 이권에 개입하고 대가를 챙겼는지 등에 대해 밤 늦게까지 조사를 벌였다.

<관계기사 3,4, 30, 31면>

검찰은 홍걸씨가 2000년부터 지난해 12월 사이 미래도시환경 대표 최규선(崔圭善·42·구속)씨를 통해 대원SCN과 S건설을 포함한 기업체에서 받은 돈 등 10억여원이 일부 대가성이 있음을 확인, 이르면 17일 밤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하기로 했다.

검찰은 특히 홍걸씨가 타이거풀스 인터내셔널(TPI)이 체육복표 사업자로 선정된 직후인 지난해 4월 崔씨에게서 타이거풀스 주식 6만6천주(주당 3천원)를 차명으로 양도받은 사실을 이날 새로이 밝혀내 경위를 조사 중이다.

홍걸씨는 이 주식을 동서인 황인돈(36·C토건 대표)씨 회사 직원 세 사람 명의로 관리해 왔으며, 검찰은 문제의 주식이 체육복표 사업자 선정 로비 대가로 받은 것인지를 집중 추궁했다.

당시 타이거풀스 주식은 주당 2만~3만원에 거래돼 6만6천주는 13억~19억원어치에 해당하며, 같은 시기 포스코 측에 20만주를 매각할 때의 가격(주당 3만5천원)으로 계산하면 23억여원어치다.

검찰은 그 동안 수사에서 홍걸씨가 崔씨에게서 받은 돈은 기업체 돈과 타이거풀스 주식 매각 대금 등 모두 20여억원이며, 이중 10억여원이 대가성이 있을 것으로 보아왔다.

검찰은 이날 崔씨, 홍걸씨의 동서 黃씨, 대원SCN 대표 朴모씨, 타이거풀스 대표 송재빈(宋在斌)씨 등 주요 관련자들을 전원 소환, 홍걸씨와 대질조사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 변호인인 조석현(曺碩鉉)변호사는 이날 "崔씨에게서 홍걸씨가 돈을 받았으나 그 액수는 20억원이 안 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홍걸씨에게 검찰 처분에 따르라고 했고, 그는 구속도 각오하고 있다"면서 범죄 혐의를 사실상 시인했다.

홍걸씨 측은 그러나 구속영장이 청구되면 영장실질심사를 신청할 것으로 알려졌다.

曺변호사는 또 홍걸씨가 입국 후 김희완(金熙完·46·체포영장 발부)전 서울시 정무부시장 등과 만나거나 전화를 통해 말을 맞췄다는 의혹에 대해 "그런 사실이 없다"고 말했다.

홍걸씨는 이날 오전 10시 曺변호사와 함께 서울 서초동 서울지검 청사에 출두, "죄송합니다. 부모님께도 면목이 없습니다. 국민께도 죄송하게 생각합니다"고 말한 뒤 곧바로 조사실로 향했다. 현직 대통령 아들이 검찰에 소환되기는 1997년 김영삼(金泳三)전 대통령의 차남 현철(賢哲)씨에 이어 5년 만이다.

조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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