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기능 휴대폰도 팔았으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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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우리 할아버지는 제법 비싸고 복잡한 기능을 가진 휴대전화를 갖고 계신다. 그러나 단순히 전화를 걸고 받으실 뿐 다른 용도는 모르신다. 이는 우리 할아버지만의 문제가 아닐 것이다. 휴대전화는 날로 고급화하고 새로운 모델의 등장과 함께 여러 부가기능이 생기고 있다. 물론 앞으로도 더 많은 기능이 개발돼야 한다. 외국 시장에서 경쟁하려면 첨단기능을 갖춘 모델이 필요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중장년층과 노년층 등의 많은 사람은 단순히 걸고 받는 기능만으로 충분하다고 한다. 따라서 상당수 사용자들은 활용하지도 않는 고급 부가기능을 갖춘 비싼 휴대전화를 사도록 강요당하고 있는 셈이다. 기업들은 이런 휴대전화를 만들기 위해 비싼 부품을 외국에서 사오고, 많은 로열티를 지불하고 있다. 막대한 외화가 유출된다. 애꿎은 소비자는 물론이거니와 국가적으로도 얼마나 손해인가.

단순한 전화로서의 기능만 있는 것과 필요에 따라 아주 많은 부가기능을 갖춘 것, 또는 몇가지 특정 기능을 지닌 전화기 등을 만들어야 한다. 수요자가 자신의 용도에 맞게 선택해 쓸 수 있다면 개인은 물론 국가적으로도 많은 이익이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이보라·춘천여고 3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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