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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클립] 뉴스 인 뉴스 <117> 생소한 IT 용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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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8면

정보기술(IT)이 급속히 발전하면서 하루가 멀다 하고 새로운 용어들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1990년대 중반 인터넷의 대중화로 디지털 시대를 연 데 이어 최근엔 IT 기술이 사회 전반에 접목되면서 디지털 융합(컨버전스) 혁명기를 맞은 분위기입니다. 새로운 시대에 쏟아져 나오는 IT 용어들은 일반인들에겐 생소합니다. 대부분 영어 단어의 조합으로 이뤄졌죠. 최근 사람들의 입에 많이 오르내리는 주요 IT용어들을 정리해 봤습니다.

글=박혜민 기자
일러스트=강일구 기자

클라우드 컴퓨팅 Cloud Computing
소프트웨어·프로그램 필요할 때마다 받아 쓰기

[일러스트=강일구]

클라우드는 영어로 구름을 뜻한다. 여기서 구름은 인터넷 등 사이버 공간이다. 클라우드 컴퓨팅은 필요한 콘텐트들을 모두 구름에 올려놓고, 언제 어디서나 온라인에서 이들 콘텐트를 내려받아 원하는 작업을 할 수 있는 기술이다. 이달 중순 구글이 선보인 한국어 음성검색 서비스를 예로 들어보자. 스마트폰에 대고 말을 하면 그 내용의 정보를 찾아주는 서비스다. 제각각인 사람들의 목소리를 인식해서, 구글의 음성 정보와 비교한 후 정확한 의미와 찾고자 하는 내용을 검색하려면 엄청난 연산작업이 필요하다. 그 연산을 사용자의 스마트폰에서는 수행하기는 어렵다. 구글이 ‘구름’에 올려놓은 초대형 서버가 연산작업을 한 뒤 무선 인터넷으로 스마트폰에 전달한 것이다. 이 기술이 없다면 사람들은 음성 검색을 위해 초대형 컴퓨터를 들고 다녀야 할 것이다. 클라우드 컴퓨팅은 특히 소프트웨어·프로그램·동영상 등 대부분의 디지털 콘텐트들을 인터넷 서버에 뒀다가 필요할 때마다 내려받아 쓸 수 있다. 기업은 시설투자 비용을 절감하고, 사용자는 언제 어디서나 원하는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어서 좋다.

와이브로 Wibro · LTE Long Term Evolution
달리는 차 안에서도 무선 인터넷 쓸 수 있는 기술

이동 중에도 무선으로 초고속 인터넷을 쓸 수 있는 차세대 기술이다. 요즘엔 달리는 차 안에서도 집에 앉아서 PC를 이용하는 것처럼 100Mbps 이상의 속도로 인터넷을 쓸 수 있는 4세대 이동통신이 상용화되기 시작했다. 디지털 데이터가 오가는 이동통신망의 길을 확장해 한꺼번에 많은 정보를 빨리 보낼 수 있는 광대역 무선 인터넷이다. 음성통화 위주의 2세대(CDMA)와 간단한 영상 송신의 3세대(WCDMA) 이동통신 기술보다 정보의 양이나 속도 모두 진보했다. 와이브로는 한국 독자 기술이 많이 담겼고, LTE는 유럽에서 개발됐다. 우리나라 정부가 와이브로를 세계에 널리 알리려는 이유도 관련 특허가 많아 그만큼 기술주도권을 쥐고, 로열티도 많이 받을 수 있어서다. 와이브로는 미국 등 해외에선 ‘모바일 와이맥스’로 불린다. 국제전기통신연합(ITU)은 두 기술 모두 4세대 국제표준으로 추진하고 있다. 국제표준이 되면 각 나라별로 호환성 있는 이동통신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3세대 폰은 대부분의 나라가 WCDMA 국제표준에 맞춘 서비스를 하고 있어, 단말기를 그대로 들고 나가서 국제통화를 할 수 있는 자동 로밍이 된다.

와이파이 WiFi ·블루투스 Blue Tooth
가까운 곳에서 무선으로 정보 주고받는 서비스

와이브로와 LTE가 전국 어디서나 이동통신망으로 데이터를 주고받는 기술이라면, 와이파이와 블루투스는 일정한 장소에서 근거리 무선망으로 정보를 송수신하는 서비스다. KT의 ‘쿡앤쇼존’이나 SK텔레콤의 ‘T존’이 와이파이 사용 공간이다. 와이파이존은 미리 서비스에 가입하면, 사용할 때는 용량에 상관없이 무제한 무료로 쓸 수 있다. 반면 3세대(3G) 이동통신망을 사용하면 비싼 통신료를 내야 한다. 블루투스는 초근거리 무선망이다. 자동차 안이나 내 책상 위 정도의 좁은 지역에서 선 없이 데이터를 주고받을 수 있다. 예를 들어 블루투스 기능이 있는 헤드폰은 선을 MP3 플레이어에 꽂지 않아도 음악을 들을 수 있다. 블루투스라는 명칭은 10세기 덴마크와 노르웨이를 통일한 바이킹인 헤럴드 블루투스에서 땄다. 그는 블루베리를 즐겨 먹어 치아가 푸른빛을 띠어 ‘푸른 이빨’로도 불렸다. PC·단말기 등 각종 디지털 정보기기를 하나의 초근거리 무선망으로 통일한다는 상징적 의미가 담겨 있다.

임베디드 소프트웨어 Embedded Software
기계에 내장 되어 간단하게 조작하는 프로그램

임베디드는 ‘끼워넣다’는 의미다. 임베디드 소프트웨어(SW)는 ‘끼워넣어진 프로그램’이다. PC·스마트폰 등 정보 단말기는 물론 자동차·항공기 등 기계에 탑재돼 기본 작동을 수행하는 ‘내장형 프로그램’을 말한다. 그래서 임베디드 SW는 제조사가 기계를 만들 때부터 그 안에 넣어서 소비자들에게 판다. 최근 임베디드 SW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이유는 대부분의 하드웨어 제품들이 IT기술을 활용하는 자동화 기계이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일일이 버튼을 눌러 작동시키던 예전의 단순한 기계와 달리 요즘엔 임베디드 SW를 장착해 복잡한 기능도 간단한 조작만으로 할 수 있게 해준다. 자동차의 경우를 보자면 이미 부품의 절반은 IT 제품이고, 엔진 등 주요 기능을 제어하는 각종 임베디드 SW가 들어있다. 임베디드 SW와 비교되는 개념으로 한글과 컴퓨터의 ‘아래아 한글’ 같은 패키지 SW를 들 수 있다. 일반 소비자들은 기본 작동 외에 원하는 작업을 하기 위해 CD롬 형태로 판매되는 패키지 SW를 사서 컴퓨터에 저장해 사용한다.

스마트 TV Smart TV
응용 프로그램으로 쌍방향 정보단말기 된 TV

운영체제(OS)와 중앙처리장치(CPU)가 있는 ‘똑똑한 TV’다. TV가 버튼을 눌러 조작하는 단순한 기계장치에서 훨씬 복잡한 기능을 수행하는 컴퓨터에 가까워지는 것이다. 휴대전화와 스마트폰의 차이를 떠올리면 일반TV와 스마트TV의 차이를 짐작할 수 있다. 구글이 소니와 손잡고 개발하는 구글TV가 대표적인 스마트TV다. 구글 안드로이드OS와 인텔의 CPU를 장착했다. 구글 안드로이드 마켓에 있는 각종 애플리케이션(응용 프로그램)을 TV에서도 이용할 수 있다. 시청자들이 방송사가 공급하는 프로그램을 수동적으로 이용하는 ‘바보 상자’에서 지능이 있는 쌍방향 콘텐트 정보단말기가 되는 것이다. 음성통화에 만족했던 휴대전화에서 증강현실·SNS 등 다양한 서비스를 즐길 수 있는 스마트폰으로 발전하는 것과 같다. 스마트TV의 전 단계가 커넥티드TV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인터넷망에 연결해 유튜브·트위터 등 일부 제한적인 인터넷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개발한 TV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 Social Network Service
블로그·트위터·페이스북 … 인맥 온라인 연결

사람들의 인맥을 온라인으로 연결해주는 서비스다. 최근엔 단순한 인맥관리를 넘어 미디어 서비스로 확대되는 등 그 종류와 범위가 다양해졌다. 인터넷 미니홈피(개인 홈페이지)로 출발한 SNS가 요즘엔 블로그·트위터·페이스북·포스퀘어 등으로 진보하고 있다. 트위터는 140자로 느낌이나 의견을 대화하듯 주고받는 단문 블로그다. 페이스북은 싸이월드와 유사한 인맥관리 사이트로 친구들끼리 대화와 정보를 주고받기 좋다. 포스퀘어는 자신이 갔던 장소나 거기서 먹어본 음식 등 위치를 기반으로 정보를 나누는 서비스다. 스마트폰이 퍼지면서 SNS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유선 인터넷 PC에 머물던 SNS가 하루 24시간, 언제 어디서든 무선 네트워크에 접속해 다른 사람들과 이야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인터넷 라이프가 포털에서 네트워크로 옮겨가는 추세다. 이제는 온라인에서 정보를 얻는 데 그치지 않고 사람들과 교류하며 정보를 얻는 과정 그 자체를 즐기기 시작한 것이다.

디지털 컨버전스 Digital Convergence
핸드폰으로 사진 찍고 돈 보내고 … IT의 융합

IT 관련 상품을 융합하거나 IT를 다른 산업에 접목시키는 서비스다. 휴대전화로 음성통화뿐 아니라 카메라로 사진을 찍고, MP3 플레이어로 음악을 듣는 것은 하드웨어의 컨버전스다. 최근 스마트폰으로 금융거래를 하고, 영화관 예약까지 할 수 있는 것은 서비스와의 컨버전스다. 화상전화로 의료상담을 하는 원격 진료 등 IT가 의료·건설 분야와 융합한 서비스도 속속 나오고 있다. 디지털 컨버전스는 모든 디지털 기기가 정보를 0과 1의 신호로 주고받을 수 있어서다. 아날로그 시대엔 음성과 영상의 정보 신호가 달랐다. 하지만 디지털 시대가 되면서 성질이 다른 정보들도 0와 1이라는 동일한 신호체계로 처리된다. 방송과 통신이 융합해 인터넷(IP)TV를 만들어낸 것도 디지털 덕분이다.

스마트 그리드 Smart Grid
IT로 모든 시스템 지휘하는 차세대 전력망

영어를 풀이하면 ‘똑똑한(지능형) 전력망’이다. 발전·공급·관리 등 전력의 모든 시스템을 IT를 통해 효과적으로 지휘하는 차세대 전력망이다. 현재의 전력망에선 실시간으로 사용자들의 전력 소비를 파악해 가장 효율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서비스가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단지 전 국민이 사용하는 전기의 총량을 체크하고, 나중에 요금을 부과할 때 개인별 사용전력을 계산할 뿐이다. 그런데 개개인의 전력 소비를 바로바로 알 수 있으면, 남는 지역의 전력을 부족한 곳으로 보내 전력 소비를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 한국전력 등 전기 공급자들은 이를 제대로 체크하지 못해 실제 사용하는 전력보다 5~10%가량 더 생산한다. 여름철 폭염기에 전력 소비가 급격히 늘어나 정전 등 비상사태를 막기 위해서다. 스마트 그리드 기술이 전력시스템에 접목되면 전기를 많이 쓰는 시간엔 요금을 비싸게 매기고, 적게 쓰는 시간엔 값싸게 공급해 소비자들이 값싼 시간에 쓰도록 유도할 수도 있다. 에너지 낭비가 줄어 탄소배출도 감소한다. 최근 각국 정부가 앞다퉈 스마트 그리드를 국책사업으로 내거는 이유다. 우리나라도 제주도에 스마트 그리드 실증 단지를 조성, 시범 사업을 진행 중이다.

도움말 주신 곳 지식경제부·방송통신위원회·삼성전자 KT경제경영연구소·IT문화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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