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에 폭탄테러 180여명 死傷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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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모스크바 AFP·AP·=연합] 러시아 남부 다게스탄 공화국 카스피스크시에서 9일 제2차 세계대전 승전 기념 군사퍼레이드 도중 폭탄이 터져 어린이 12명을 포함, 최소한 32명이 숨지고 1백50여명이 부상했다.

이타르-타스 통신은 러시아 연방보안국(FSB) 고위 관리의 말을 인용, "사상자 대부분은 러시아군 해병대원이나 행사에 참여한 퇴역군인·어린이들"이라고 전했다.

다게스탄은 러시아군이 분리독립 세력들과 31개월째 전투를 벌이고 있는 남부 체첸공화국과 국경을 접하고 있으며, 폭탄테러가 잦은 지역이다.

러시아측은 체첸 반군의 소행으로 추정하고 있다.

연방 보안국 관계자들은 오전 9시45분(현지시간)쯤 해병 군악대가 무명용사의 묘지를 향해 행진할 때 근처 숲속에 매설돼 있던 지뢰가 폭발했다고 밝혔다.

지뢰는 원격조종으로 폭발된 것으로 알려졌다. 폭발 현장은 붉은 피로 흥건하게 물들었으며, 북과 트럼펫을 포함한 군악대의 각종 악기 잔해가 널려 있었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폭발사고 직후 비상 안보장관회의를 소집했다. 그는 테러범을 가리켜 "나치와 같은 인간 쓰레기"라고 비난했다.

이날 체첸 수도 그로즈니에서 열린 승전 기념식에서도 체첸 반군들이 수류탄을 던져 경찰 4명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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