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취화선 장승업 칸서 '큰 그림' 그릴까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7면

올해로 55회를 맞는 칸 국제영화제가 15일 지중해의 휴양 도시 칸에서 막을 올린다. 개막작은 '공식행사 기피증'으로 유명했던 우디 앨런이 참석 의사를 밝혀 일찌감치 화제가 됐던 그의 감독·출연작 '할리우드 엔딩'이며, '남과 여'로 국내에도 잘 알려진 클로드 를루슈 감독이 '신사숙녀 여러분'으로 폐막식을 장식한다.

35개국 80여편 출품

올해 제출된 작품은 지난 해에 비해 27% 늘어난 2천2백81편(장편 9백39편·단편 1천3백42편)이며 경쟁 부문에는 임권택 감독의 '취화선'(주연 최민식·안성기)을 비롯해 모두 22편이 올랐다. 단편 경쟁 부문에는 11편이, 비경쟁 부문인 '주목할 만한 시선'에는 21편이 선보이는 등 출품작은 35개국 80여편이다. 한국 영화는 박진표 감독의 '죽어도 좋아'가 비평가 주간에, 박진오 감독의 '리퀘스트'등 세 편이 시네파운데이션 부문에 진출했다.

경쟁 부문의 가장 큰 특징은 과거 칸 영화제에서 수상했거나 환대를 받았던 이른바 '칸의 자식들'이 과반수를 차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체리 향기'(1997년)와 '비밀과 거짓말'(96년)로 황금종려상을 받았던 압바스 키아로스타미(이란)와 마이크 리(영국)가 '텐(10)'과 '올 오어 낫싱'으로 다시 도전장을 내밀었다.

이밖에 데이비드 크로넨버그·켄 로치·로만 폴란스키 등 쟁쟁한 얼굴이 많지만 조직위원회는 '매그놀리아'의 폴 토머스 앤더슨이나 중국의 지아 장커 등을 거론하며 영화제에 처음 등장하는 '신인'들에게도 문호가 폭넓게 개방됐음을 애써 강조하는 눈치다.

마이크 리 등 '단골'이 절반

◇사회 참여 엿보여=조직위는 "이번 초청작들을 보면 지정학적 고려와 깊이 있는 사회 참여 경향을 읽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한다. 마이클 무어(미국)의 '볼링 포 컬럼바인'이 다큐멘터리로서는 1956년 이후 최초로 경쟁 부문에 진출한 것이 이를 단적으로 드러낸다. 미국 컬럼바인 고교에서 벌어진 총기 난사 사건을 다룬 이 영화는 총기 판매를 인정하고 있는 미국 사회를 통렬하게 비판하고 있다.

비경쟁 부문까지 확대하면 이러한 추세는 더욱 두드러진다. 9·11 테러와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사태에 대한 국제 사회의 관심을 반영하기라도 하듯 레바논·시리아 등 중동 국가들과 터키·알제리 등 이웃 이슬람권 나라들이 앞을 다퉈 처음으로 칸에 출품했다.

사회 참여작 부쩍 늘어

◇칸을 찾는 스타들=지난해 '멀홀랜드 드라이브'로 이 영화제에서 최우수 감독상을 안았던 데이비드 린치가 심사위원장으로 선정됐다. 심사위원으로는 섹시 스타 샤론 스톤과 홍콩의 여걸 배우 양쯔충 등이 포함됐다.

칸을 찾을 것으로 예상되는 유명인으로는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카메론 디아즈·매트 데이먼·샌드라 블럭·안토니오 반데라스·애덤 샌들러 등이 있다.

기선민 기자, 파리=이훈범 특파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