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라크는 누구: '불도저'추진력… 총리 2번·시장 18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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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1958년 출범한 프랑스 제5공화국 사상 사회당의 프랑수아 미테랑 대통령에 이어 두번째로 재선에 성공한 자크 시라크(69)대통령은 프랑스 정치 엘리트의 전형이다. 파리의 명문 루이 르그랑 고교와 파리정치대학·국립행정학교(ENA)를 거친 뒤 ENA 졸업생 중 상위 5위권에 들어야 갈 수 있는 최고 요직인 회계감사원 관료로 공직생활을 시작했다. 정계에 입문한 그는 퐁피두가 붙여준 '불도저'라는 별명에 걸맞은 특유의 추진력을 바탕으로 총리 두 번, 장관 세 번, 파리 시장 18년이라는 화려한 정치역정을 걸어왔다.

대학시절 공산당 기관지 뤼마니테의 가두 홍보원으로 일하는 등 열혈 좌파 운동가에서 프랑스 정통 우익인 드골주의의 적자(嫡子)로 변신한 탓에 기회주의자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훤칠한 외모와 청중을 사로잡는 웅변술로 보수층과 중년여성들 사이에 인기가 높지만 정책의 일관성과 논리가 부족하다는 것이 약점이다.

86년 동거정부의 총리에 취임, 당시 미테랑 대통령을 정치적으로 무장해제시켰던 그는 95년 3수 끝에 대권을 차지했지만 97년 리오넬 조스팽 총리의 사회당 내각이 들어서면서 자신도 반쪽 대통령의 아픔을 경험해야 했다.

파리=이훈범 특파원

<시라크 약력>

▶1932년 중산층 가정에서 태어난 파리 토박이

▶1967년 코레즈에서 하원의원에 당선(이후 6선 의원)

▶1972~74년 농림장관·내무장관

▶1974~76년 총리

▶1976년 신드골주의를 부르짖으며 공화국연합(RPR) 창당

▶1977~95년 파리시장

▶1981년,1988년 대선에서 고배

▶1986~88년 총리(파리시장 겸임)

▶1995년 대통령 당선

▶2002년 대통령 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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