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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줄기도 붉은 악마 막지 못했다… 전국에 180만 인파 운집

중앙일보

입력

빗줄기도 붉은 악마의 응원 열기를 막을 수 없었다. 우루과이와의 월드컵 16강전이 펼쳐지는 26일, 서울 시청 앞 광장을 비롯한 거리 응원 장소엔 낮부터 붉은 옷을 차려입은 응원객들이 모여들었다. 오후 10시 현재 시청 앞 광장에만 5만여명의 응원 인파가 모였다. 경찰은 서울 각 지역에 운집한 응원객이 모두 50만여명, 전국적으로 모두 180만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서울 시청 앞 광장은 오후 6시부터 잔디밭에 빈 곳이 없을 정도로 인파가 모였다. 뒤늦게 도착한 이들은 잔디밭 옆 보도에 돗자리를 폈다.

붉은 티셔츠, 페이스 페인팅, 태극기 패션 등 응원 차림은 각양 각색이었다. 직접 꾸민 티셔츠를 입고 나온 젊은이들도 눈에 띄었다. 고교생이라고 밝힌 네 사람은 각각 ‘1998 두리 아빠’‘2002 히딩크’‘2006 아드보카트’‘2010 허정무’ 등 역대 한국 월드컵 대표팀 감독 이름을 흰색 티셔츠 등판에 손으로 적어 넣어 눈길을 끌었다. 이들은 “새벽에 열렸던 나이지리아전만 빼고는 한국팀 경기마다 서울 광장으로 응원을 나왔다”며 “한 친구의 아이디어로 이번엔 티셔츠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가족ㆍ동료끼리 무리지어 나온 외국인들도 많았다. 한국 기업의 현지 법인에 근무하는 인도인 모히트는 한국 본사를 방문하러 왔다 동료 18명과 함께 서울 광장을 찾았다. 그는 “월드컵 열기를 느껴보고 싶어서 왔다”며 “여기서 끝까지 경기를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경기 용인의 한국 기업체에 근무하는 우크라이나 출신 기술자 렌 카플란은 아내와 함께 서울 광장에 나왔다. 그는 “앞서 경기는 TV로 봤는데 이곳의 응원 모습을 보면서 한번 와보고 싶었다. 한국팀이 이겼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남아공 월드컵에서 등장한 새로운 응원 소품은 부부젤라다. 대학생 서너명이 시청 광장으로 향해 걸어가며 부부젤라를 불었다. 리어카를 끌고 가던 한 인부는 “여기서 불면 안 되지. 서울 광장에 가서 불어야 우루과이가 울고 가지”라며 웃었다.

이후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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