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의회 "이스라엘軍 지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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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미국 하원·상원이 2일 팔레스타인에 대한 이스라엘의 군사작전을 지지하는 결의안을 각각 압도적으로 통과시켰다.1년6개월 동안 계속된 중동 사태에 대한 미 의회의 입장을 밝힌 이번 결의안은 구속력은 없지만, 팔레스타인·아랍국가 등의 반발을 불러 장차 미 정부의 중재 노력에 찬물을 끼얹을 전망이다.

하원은 이날 찬성 3백52표(반대 21표)로 통과한 결의안에서 "미국과 이스라엘은 테러에 맞서 보편적인 투쟁을 하고 있다"며 이스라엘군의 작전을 자위권 발동으로 규정했다.

결의안은 또 "팔레스타인측은 지속적으로 테러를 지원하고 있다"며 "야세르 아라파트 자치정부 수반이 중동 평화를 위해 적합한 인물인지 의심스럽다"고 비난했다. 공화당의 톰 드레이 의원은 "미국은 평화를 원하는 쪽과 테러를 원하는 쪽 사이에서 중재자가 될 수 없으며, 성공하기도 어렵다"고 말했다. 유대계인 조셉 리버먼 민주당 의원이 주도한 상원 결의안은 찬성 94표(반대 2표)로 통과했다. 결의안은 "테러 기반을 해체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취하는 이스라엘과 연대를 취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하원보다 수위를 낮춰 아라파트에 대한 직접적인 비난은 자제하고 ▶팔레스타인측이 테러 기반을 해체하고▶아랍국가들이 미국과 협조해 폭력을 종식토록 할 것을 촉구했다.

AFP통신은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의회가 유대계 표를 의식해 결의안을 통과시켰다고 분석했다.

이스라엘에 대한 노골적 지지가 사태를 악화시킬 수 있다는 백악관 지적에 따라 자제해 오다가, 최근 이스라엘군이 팔레스타인 점령지역에서 철수하는 등 상황이 개선되자 결의안을 통과시켰다는 것이다.

한편 애리 플라이셔 백악관 대변인은 "결의안은 구속력이 없으며 대통령의 승인을 필요로 하는 것도 아니다"며 의미를 축소했다.

김준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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