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팀 기량 급성장 세계를 놀라게 할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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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1면

"1998년 네덜란드 대표팀과 현재 한국 대표팀이 지금 맞붙는다면 이길 자신은 없지만 지지 않을 자신은 있다."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할 것이다."

2002 한·일 월드컵 본선 개막 D-30일을 맞아 1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한 거스 히딩크 감독의 표정에는 비장함과 자신감이 교차했다. 전날 월드컵 출전 엔트리 23명을 확정한 히딩크 감독은 이날 "터지는 카메라 플래시의 섬광처럼 한국 축구의 미래와 이번 월드컵의 전망이 밝다"고 말문을 열었다.

◇훈련 계획

경쟁력있는 선수로 출전멤버를 구성할 수 있어 기쁘다. 지난 몇주간 선수들의 자신감도 커졌고 팀도 많이 발전했다. 구체적인 전술을 손질하는 것이 마지막 단계다. 다음달 초까지 체력과 전술을 최적상태로 만들 것이다. 월드컵 이후를 생각해 염동균(전남·GK)·여효진(DF)·최성국(이상 고려대·FW) 등 신인 세 선수를 이번 훈련에 참가시킨다.

◇16강 가능성

한국민의 16강에 대한 열망을 잘 알고 있다. 이를 위해 가능성을 높여갈 것이다. 우리 팀은 꾸준히 발전해 왔고 앞으로도 현재 방식을 계속 밀고 나간다. 16강 가능성에는 두가지 측면이 있다. 내부적으로는 선수들의 자신감이 넘치고 그간 강팀을 상대해 대등하거나 우세한 경기를 치렀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데이터를 토대로 포르투갈과 폴란드를 1,2위로 보고 있다.

계량화할 수 없지만 우리의 야심찬 준비와 많은 노력, 언론의 비판(비판도 지지라고 언급)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16강 가능성은 크다.

◇16강 전략

운이 따라야 하고 같은 조 다른 팀의 경기 결과도 중요하다. 98년 당시 네덜란드팀은 꼭 이길 줄 알았던 첫 경기인 벨기에전에서 0-0으로 비겼다. 그러나 선수들이 패닉상태에 빠지지 않고 다음 상대였던 한국을 크게 이겼다. 개막을 눈앞에 두고 강팀과의 평가전에서 나쁜 결과가 나올 수 있다.

그러나 그들(잉글랜드·프랑스)은 월드컵 개최국이 아니라면 만나기 힘든 상대다. 위험은 있지만 기회이기도 하다. 16강을 두고 경우의 수를 생각하지 않는다. 모든 경기를 이기기 위해 싸울 것이다.

◇98년과의 비교

네덜란드팀은 월드컵 2년 전에 맡았는데 수준도 한국보다 높았고 준비도 잘 돼 있었다. 한국에서는 선수들의 잠재력을 확인하는데 많은 시간이 걸렸다. 그러나 이젠 선수 스스로 무엇을 해야 할지 알고 있고 기대 수준에 도달했다. 승리를 1백% 확신하지는 못해도 자신감을 1백% 보여줄 순 있다. 본선 무대에서 세계와 한국민을 깜짝 놀라게 할 것이다.

◇이동국·고종수

이동국 제외는 어려웠지만 어쩔 수 없었다. 같은 자리에 많은 선수가 겹쳤다. 그는 아직 젊은 선수다. 앞으로도 기회는 올 것이다.

고종수는 안타깝게도 부상에 시달렸다. 그는 기술과 능력이 많은 선수다. 하지만 재능을 썩히지 않으려면 노력이 필요하다. 스타는 경기장에서 나오는 것이지 외부에서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다.

장혜수·이철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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