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은행에 투입한 公자금 회수하려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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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9면

정부가 부실은행에 투입한 공적자금을 모두 회수하려면 예금보험공사가 보유한 은행 주식들의 평균 주가가 3만6천6백원을 넘어야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현재 이들 은행의 주가가 대부분 1만원 미만인 것을 감안하면 아직 멀었다는 얘기다.

30일 한국개발연구원(KDI)이 펴낸 '금융개혁의 부문별 과제'보고서에 따르면 정부가 은행권에 투입한 공적자금과 이자는 61조4천억원이며 이를 예보가 보유한 은행 주식 16억8천만주로 나누면 주당 3만6천6백30원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중 예금 대지급(代支給) 등 회수가 어려운 부분을 제외하고 출자 형식으로 투입한 공적자금만 회수한다 해도 이들 은행 주식의 평균 주가가 2만1천4백원을 넘어야 할 것으로 분석됐다.

외환·조흥은행의 현 주가(30일 기준)는 각각 7천50원,5천7백20원으로 정부의 출자금을 회수하려면 주가가 현 수준의 3~4배 정도는 돼야 한다는 것이다. 두 은행의 주가는 연초까지만 해도 4천원대에 머물다 4월 중순 종합주가지수가 930선을 돌파하며 한때 ▶외환 9천3백30원▶조흥 7천4백60원까지 크게 뛰어올랐지만 현재는 이보다 많이 떨어진 상태다.

<그래프 참조>

현대증권 조병문 애널리스트는 "30일 하이닉스 매각이 무산되면서 이들 은행이 어떤 형태로든 지원을 하게 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따라서 그동안 급등했던 외환·조흥은행의 주가는 당분간 불안정한 모습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또 한빛은행과 경남·광주은행으로 구성된 우리금융지주회사의 경우 상장할 때 주가가 1만6천2백30원을 넘어야 투입된 공적자금을 회수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그러나 KDI는 정부가 올해 안에 당초 계획대로 공적자금 투입은행들의 주식을 처분할 경우 물량 부담으로 인해 주가가 공적자금을 회수할 만한 수준으로 오르기가 사실상 어려울 것으로 예측했다.

정철근·김현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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