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충무공 묘 9년째 관리 이재왕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2면

"3년 전의 쇠말뚝사건 이후 한시도 마음 편한 적이 없어요."

현충사에서 9㎞쯤 떨어진 충남 아산시 음봉면 어라산 기슭에는 충무공 이순신장군의 묘가 있다. 9년째 묘를 관리하고 있는 이재왕(載旺·58·사진)씨.

충무공 15대 손인 그는 지난해 정년퇴임 후에도 묘소관리소 명예소장으로 계속 일하고 있다. 1차 성역화사업이 끝난 1969년부터 현충사에서 근무해온 현충사 역사의 산증인이다.

99년 한 무속인이 충무공묘를 비롯한 덕수 씨 문중묘 18기에 식칼·쇠말뚝 70여개를 꽂아 놓은 것을 처음 발견한 씨는 그 사건 이후 조상에게 늘 죄책감을 느끼고 있다.

충무공 부모묘 호석(護石·봉분 주위를 돌린 돌)보수공사를 하던 중 찾아낸 것이다.

씨는 "현충사 및 충무공 관련 정부행사는 소홀해지고, 충무공에 대한 국민의 존경심은 점점 엷어지는 것 같다"며 안타까워 했다. 따라서 요즘 '덕수 씨 충무공 문중회장'직을 맡아 충무공 정신 알리기에 열성이다.

올초 종손이 자손 없이 세상을 떠났고 가장 가까운 친척(6촌)인 씨도 딸만 여섯 둬 최근 양자를 들여 종손가의 맥을 이었다.

아산=조한필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