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평화도보 대장정' 日 요코하마 도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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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한·일 월드컵의 성공적인 개최를 기원하기 위한 '2002 한국·일본 평화도보 대장정'(중앙일보 주최)에 나선 원공(圓空)스님 등 일행 11명이 21일 월드컵 폐막식이 열리는 일본 요코하마(橫濱)시에 도착했다. 2월 28일 서울 상암동 월드컵경기장을 출발한지 53일만이다. 원공스님 일행은 그동안 한국 7곳, 일본 5곳 등 총 12개의 월드컵 경기장을 거쳐왔다. 일본 시모노세키(下關)에 도착한 것이 지난달 26일. 스님 일행은 오이타(大分)·오사카(大阪)·시즈오카(靜岡)를 차례로 지났다.

이날 요코하마에는 하루종일 비가 많이 내렸다. 그러나 이들은 비옷을 입고 환경단체가 주최한 환경보호 캠페인 행사에 참가해 2시간 동안 쓰레기를 주운 뒤 시내행진도 함께 했다.

원공스님은 "자연과 인간이 공존하는 월드컵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도보 행진에 나섰다"며 "일본에서의 행진기간 중 이틀에 한 번 꼴로 비가 왔는데 일행 모두가 잘 버텨줘 대견하다"고 말했다. 20대 학생, 50대 회사원 등 다양한 직종·연령층으로 구성된 대장정단 열명은 매일 새벽 6시부터 시작해 10시간 이상 35~50㎞를 걷는 강행군을 계속해왔다. 텐트에서 자고, 식사는 도시락으로 해결했다.

이번 대장정에 참가한 사진작가 이용우씨는 "주차장이나 절·교회 등에 닥치는대로 텐트를 치면서 고생도 많았지만 일본에 좋은 인상을 심는 것 같아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후지산 자락에서 만난 한 일본인은 우리 일행을 자기 집에서 재워주기도 했다"며 흐뭇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아사히신문 등 일본 언론들은 이번 행사를 비중있게 보도했다. 일본의 일부 시민단체·종교인들도 돕고 있다.

일행은 앞으로 70여일 동안 일본 동북부 지역 등을 행진한 후 부산·울산을 거쳐 6월 30일 대구종합경기장으로 돌아올 예정이다.

요코하마=오대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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