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프도록 아름다운 정훈소 시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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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1면

나에게는 아는 시인 형님이 한분 있다. 왼손 가운데 손가락 하나만 움직일 수 있는 뇌성마비의 정훈소라는 시인. 그의 시는 너무 아름답다. 초등학교 때부터 부산의 온동네를 함께 헤집고 다니던 나의 다섯 친구들아. "…아프다/아프다는 것은 살아 있다는 가장 구체적인 증거다/아픈 나는 가슴이 비어 가을하늘보다 더 /푸르다"던 시구를 아니? 오늘은 정훈소의 시집 『사람보다 아름다운 사람』『아픈 것들은 가을 하늘을 닮아 있다』(뿌리) 를 너희에게 주고 싶다. 서울과 부산에서, 회사원과 사업가, 영화배우로 흩어져 각자 일에 바쁜 우리들. 그때의 우리가 참 그립다.

<영화배우 장혁씨가 초등학교 친구 다섯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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