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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원한 뱃머리 바닷바람 쐬며~ 우리 그 섬에 갈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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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봄볕이 날로 강렬해지고 있다. 뱃머리의 바닷바람이라도 쐬며 일상의 나른함을 벗어던져 봄직한 계절이다. 서해안고속도로 덕분에 약간만 부지런 떨면 수도권에서도 목포 앞바다의 낯선 섬마을까지 당일치기로 다녀올 수 있게 됐다. 목포에서 인천까지 서해안을 따라, 교통 불편 때문에 인적의 때가 비교적 덜 묻었다가 성큼 시간의 거리가 가까워진 몇몇 섬들을 소개한다. 육지와 격리된 해변을 거닐며 호젓한 무드에 빠지고, 옛 정취가 물씬 느껴지는 어촌에서 지역 특유의 음식 맛을 즐기며, 뱃머리의 바닷바람에 안겨보는 등 섬 여행의 묘미를 두루 갖춘 곳들이다.

편집자

◇압해도=면적 67㎦, 인구 8천2백여명의 비교적 큰 섬이다. 목포 앞바다에서 팔을 멀리 뻗으면 닿기라도 할 듯 가까이 있다.

서해안고속도로 목포인터체인지를 지나 직진하면 북항 선착장이 나온다. 이곳에서 배를 타면 10분 가량 걸린다. 배는 20분 간격으로 다닌다.

송공산(2백30m)에 올라 바라보는 다도해가 절경이다.1박을 할 경우 일몰의 장관을 구경할 수 있다. 광활한 갯벌이 잘 발달하고 물골이 많아 갯것이 흔하다. 목포의 별미로 이름난 세발낙지의 집산지다.

역사적으로는 TV 드라마 '태조 왕건'에 등장한 수달장군의 세력 거점지였다. 곳곳에서 지석묘를 볼 수 있고, 압해 정씨의 시조묘도 있다 .061-271-0512.

◇임자도="임자도 처녀는 모래를 서말을 먹어야 시집간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모래가 많다.

대광리 해수욕장은 백사장 폭이 3백m가 넘고 그 길이가 무려 12㎞에 이른다. 하얀 모래밭 앞으로 펼쳐진 파란 바다 끝의 수평선 또한 매우 아름답다.

섬 북쪽 전장포의 새우젓이 유명하다. 음력 5,6월에 잡히는 살찐 새우로 담근 게 그 유명한 오젓·육젓이다.

철 따라 잡히는 갑오징어·병어·송어·꽃게 등의 맛이 좋다. 바다 밑이 모래여서 새우가 많이 서식하고, 이를 새끼 고기들이 먹을 수 있어 산란기를 맞은 고기들이 몰려들기 때문이다.

무안인터체인지에서 빠져 나와 지도읍 점암선착장에서 철부선(하루 11회 왕복)을 타고 15분 가량 가면 된다. 061-275-3004.

◇증도=길이 4㎞, 폭 1백m의 우전해수욕장이 유명하다. 모래와 갯벌이 섞인 잿빛 모래사장이 이채롭다.

섬 선착장에서 해수욕장까지 8㎞이고 버스와 택시가 다니나 차를 가지고 들어가 섬 전체를 둘러보는 게 좋다. 우리나라에서 둘째로 큰 염전인 태평염전이 있다.

섬 인근의 도덕도 앞바다 속에서 송·원대 도자기 등 엄청난 유물과 함께 이른바 신안선이 발굴돼 세계의 이목이 집중됐던 곳이기도 하다.

무안군 지도읍 송도선착장에서 철부선(하루 5회 왕복)으로 25분 걸린다. 061-271-7619.

◇위도=파장금항에 도착하면 2천여평에 노랗게 핀 유채꽃이 관광객을 맞는다.

해안선을 따라 일주도로 26㎞가 말끔하게 나 있어 승용차를 가지고 가 푸른 바다를 바라보며 드라이브할 수 있다. 차에 자전거를 싣고 들어가 바닷바람을 맞으며 하이킹을 즐기는 것도 좋다. 배 시간에 맞춰 순환버스가 운행되므로 그냥 들어가도 된다.

바다낚시가 잘 돼 우럭·농어·광어 등이 잘 잡힌다. 어선 임대료 20여만원.

서해안고속도로 부안IC에서 빠져 나와 40분쯤 달려 격포항에서 쾌속선을 탄다. 섬까지 50분 걸리며 배는 하루 6회 왕복한다. 063-583-3947.www.wido.com

◇영흥도=인천시 옹진군 선재도부터 이어지는 길이 1.25㎞의 영흥대교가 지난해 개통돼 육로가 열리면서 관광객과 낚시꾼들이 몰리고 있다.

노송(松)과 국내 최대의 서어나무 군락지가 있는 호젓한 해변이 일품이다. 초입의 진두선착장에서 십리포 해수욕장까지 4㎞의 해안도로 주변 경관도 볼 만하다. 왕모래와 작은 자갈로 이뤄진 해수욕장에는 3백여그루의 서어나무가 군락을 형성하고 있다.

서해안고속도로 월곶IC~시화방조제~대부삼거리~대부고교 앞~흥성리~선재도 코스로 가면 편리하다.032-886-7800.

◇덕적도=높이 2백92m의 비조봉은 산세가 좋고 봉우리들이 높지 않아 등산하기 좋다. 또 정상에서 내려다 보는 낙조도 장관이다.

서포리 모래사장은 2백~3백년 된 노송이 병풍처럼 둘러 서 있다. 이루어질 수 없는 남매의 애달픈 사랑을 뒤로 한 채 선녀가 붉은 눈물을 흘리며 승천했다는 전설을 간직한 성단여와 크고 작은 자갈의 능동자갈마당이 유명하다.

가마솥에서 달인 칡엿과 재래 김이 많이 난다. 선박 종류에 따라 50분~2시간10분 걸린다. 032-831-7701.

◇자월·승봉·이작도=자월도는 메밀꽃이 필 무렵 밤이면 들판이 하얀 도화지에 주홍색 파스텔을 칠한 듯하다. 하얀 메밀꽃에 달빛이 스며들며 붉은 기운이 감돌아 자월(紫月)이란 이름이 붙었다.

승봉도는 '마지막 승부' '느낌' 같은 TV 드라마에 나왔을 만큼 경치가 빼어나다. 모양이 비슷하다고 해 이름 붙여진 남대문바위·촛대바위가 있다.

이작도의 옛 자월초등학교 계남분교는 영화 '섬마을 선생님'을 촬영했던 곳이다. 오래 전에 폐교됐지만 바다가 내려다 보이는 아담한 교정은 남아 있다. 이들 세개의 섬은 동일한 항로상에 있으며 운항시간은 40~60분.032-833-6011.

이해석·서형식·엄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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