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간 조폭 2백17명 붙잡아 '조폭 검거왕'이상용 형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5면

"내 손으로 구속시킨 조직폭력배 수십명이 수감돼 있는 마산교도소에서는 '나가면 이상용 옷을 벗기자'라는 얘기들이 돈다고 해요. 하지만 주변에서 폭력배들이 없어 살기 좋아졌다는 얘기를 들을 때가 가장 기뻐요."

경남지방경찰청 기동수사반 폭력반장 이상용(相鎔·47)경위는 '조폭과의 전쟁'을 한창 벌이고 있다.

'조폭 마누라''친구' 등 조직폭력배 관련 영화가 뜨고 권력형 비리사건마다 조폭들이 등장하는 등 조폭 신드롬이 있는 가운데 경위는 현직 경찰관 중 가장 많은 조폭을 붙잡은 기록을 갖고 있다. 11일 양산 21세기파 일당 32명을 검거함으로써 이같은 기록은 당분간 깨지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반장은 1999년 7월 발족한 폭력반을 맡아 9명의 형사들을 지휘하면서 7개파 2백17명을 붙잡아 1백46명을 구속했다. 이중에서 7년 이상의 중형을 선고받은 두목과 부두목급이 20여명. 이들이 받은 징역형을 합하면 4백년이 넘을 정도다.

"요즘 영화가 전하는 조폭은 실제와 너무 다릅니다. 청부폭력을 행사해 남의 회사를 빼앗고 유흥업소 업주를 협박해 빼앗은 돈으로 호화롭게 생활하는 좀 같은 존재입니다."

반장에게는 독특한 수사기법이 있다. 우선 반장을 비롯한 폭력반 형사들은 항상 정장을 입고 다닌다. 피해자들의 진술을 받아내기 위해서는 부드러운 인상이 신뢰감을 주기 때문이다. 일단 수사에 들어가면 현지 경찰의 도움조차 전혀 받지 않는다. 지연·학연에 의해 정보가 누출될 수 있기 때문이다.

김상진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