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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아들 이어 DJ까지 겨냥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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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한나라당이 12일 김대중(金大中·DJ)대통령에 대한 조사까지 요구하고 나섰다.'필요하다면'이란 단서를 붙였지만 초강도 공세다.

이회창 전 총재뿐 아니라 한나라당의 지지율까지 하락하는 국면을 이번 공세를 통해 만회하겠다는 생각이다.

19일 장외 집회도 하기로 했다. DJ와 세 아들(弘一·弘業·弘傑)에 대한 한나라당의 공격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 같다.

◇"형제는 용감했다"=이상득(相得)총장 등 당 3역은 이례적으로 기자회견을 열어 "세 아들의 권력 비리 의혹에 대해 국민은 빙산의 일각이라고 생각한다"며 "대통령의 세 아들을 소환 조사하고 혐의가 드러나면 즉각 구속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뿐만 아니라 처조카(亨澤)·처남(차창식)·사돈(尹興烈)을 거명하며 "역대 어느 정권도, 세계 어느 나라 대통령 주변도 이렇게 부도덕하고 온통 썩어 있지는 않다"고 말했다.

또 "대통령이 친인척의 부정부패를 반드시 막겠다고 대국민 선언을 해왔지만 결국 대국민 사기임이 드러났다"며 "사죄하고 필요하다면 반드시 조사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재오(在五)총무는 "특검·국정조사가 받아들여질 때까지 장내외 투쟁을 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당은 대통령 사퇴 요구해야"=한나라당은 대정부 질문에서도 파상공세를 폈다.

김용학(金學)의원은 김영삼(金泳三)전 대통령의 아들 현철(賢哲)씨의 구속건을 거론하며 "당시 구속을 주장했던 민주당이 대통령 아들 한명이 아니라 세명 모두 각종 비리에 관련됐는데 침묵을 지킨다.

민주당은 구속 수사, 대통령의 사과는 물론 사퇴까지 요구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비난했다.

또 다대 만덕 사건으로 구속 기소된 이영복씨와 관련,"차창식·김홍업씨가 도피 중인 씨를 숨겨줬다"며 "씨는 차창식·권노갑씨 등과 서울 청담동 단란주점 등에서 어울렸고, 車씨의 부인이 운영하는 분식점 개업식에도 참석했으며, 신승남(愼承男)전 검찰총장과는 수차례 전화연락했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안영근(安泳根)의원은 "대통령의 침묵은 국민의 의혹만 증폭시킬 뿐"이라고 주장했다.

◇"검찰 조사를 지켜보는 게 야당의 도리"=박선숙(朴仙淑)청와대 대변인은 "검찰의 조사를 지켜보는 게 야당의 도리"라고만 말했다. 청와대는 곤혹스러워하는 표정이 역력했다.

친인척 관리를 담당하는 민정수석실 관계자는 홍업·홍걸씨 측과 수시로 연락하며 사실관계를 확인하느라 부산했다.

"우리가 확인한 바로는 두 사람이 문제될 일은 없다"는 게 관계자들의 일관된 답변이다.

고정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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