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IT] 놀라운 디자인 뒤엔 놀라운 기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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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5면

브라운관 TV를 대체한 평판 TV는 거듭된 기술혁신으로 두께가 ㎝에서 ㎜ 단위로 들어섰다. 기존의 액정화면(LCD) TV는 형광등과 같은 소형 백라이트로 디스플레이 패널을 밝혔다면, 발광다이오드(LED) TV는 더 밝은 광원을 내장하면서도 얇은 구조가 가능해 전력을 덜 소비하게 됐다.

‘울트라 신(Thin)’으로 지칭되는 얇은 노트북이 나오면서 언제 어디서나 PC를 무릎 위에서 사용하고 가볍게 들고 다닐 수 있게 됐다. ㎝ 두께 경쟁이 ㎜로 낮아지며 디자인은 더욱 세련되게 변해 갔다. 지난해 델은 세계에서 가장 얇은 9.9㎜ 두께의 노트북을 출시했다. 디스플레이와 본체를 일체화하고 키보드 부분을 파격적으로 설계했다. 발열과 소비전력이 적은 울트라신용 중앙처리장치(CPU)와 특수 알루미늄 재질이 1㎝ 이하의 노트북을 가능케 했다. 울트라신 노트북을 위한 CPU의 비밀은 머리카락보다 수십 배 가는 ‘32나노 하이-k 메탈 게이트 공정’과 좀 더 얇게 만드는 패키징 기술에 있다. 이 기술을 통해 두께는 얇아지면서도 성능은 향상되고 배터리는 더 오래가는 장치가 나오게 된 것이다.

초경량화된 스마트폰은 우리 손 안으로 들어와 사용자가 좋아하는 음악·영화·책 등 다양한 콘텐트를 언제 어디서나 제공한다. 스티브 잡스 애플 최고경영자는 ‘아이폰4’를 “지구상 가장 얇은 스마트폰”이라고 소개했다. 아이폰4의 두께는 기존 모델보다 4분의 1 정도 얇아진 9.3㎜였다. 이렇게 얇아진 디자인의 이면엔 인치당 픽셀수를 늘려 기존 LCD에 비해 4배 정도 선명도가 뛰어난 ‘IPS(In Plane Switching)’ 디스플레이 기술이 숨어 있다. 이런 기술의 발달로 더 얇아지고 기존 형태를 탈피한 혁신적인 디자인의 제품을 만날 수 있는 것이다. 기술이 예술을 만들어내고 있다.

이희성 인텔코리아 사장 hs.lee@inte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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