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림청, 훼손위기 국내 최대 장성군 '인공숲' 인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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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훼손 위기에 처했던 국내 최대의 인공숲이 국유림으로 바뀌어 휴양림 겸 산림교육장으로 보전된다.

서부지방산림관리청은 전남 장성군 서삼면·북일면 일대 사유림 2백57㏊를 40억여원에 사들여 산림교육장으로 가꾸어나갈 계획이라고 10일 밝혔다.

2000년 산림청과 '생명의 숲 가꾸기운동본부'가 보존해야 할 아름다운 산림으로 선정한 이 숲은 수령 30~40년된 삼나무와 편백나무 등 40만 그루가 울창함을 뽐내고 있다. 넓이는 경기도 포천 광릉수목원의 절반 정도다.

이 숲을 가꾼 사람은 조림가인 고(故) 임종국(1915~87년)씨. 임씨는 벌채로 산림이 황폐해지자 어려운 살림에도 불구하고 56년부터 76년까지 2백여만 그루를 심고 가꿔왔다.

그러나 이 숲의 소유권은 임씨가 나무를 심다 진 빚을 갚느라 다른 사람들에게 넘어갔다. 임씨가 숨진 뒤에는 소유권이 더욱 분산됐고 법원경매에까지 넘어갔다.

산림청 관계자는 "소유자들이 사유재산임을 내세워 숲을 파괴할 우려가 있어 평당 1천원 이하의 임야만을 사들이던 관례를 깨고 매입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산림청은 이곳을 '임종국 조림지'라 이름지었다.

광주=천창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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