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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철군해도 완충지대 설치" 팔 "사실상 재점령" 강력반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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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미국의 점령지 철수 요구를 거부하고 나선 이스라엘군이 팔레스타인에 대한 공격을 계속할 것이라고 선언해 중동 방문길에 오른 콜린 파월 미국 국무장관의 중재 노력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

한편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에 대한 공세가 11일째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8일 아랍권 국가들은 피해자가 속출하고 있는 팔레스타인에 대한 본격적인 지원에 나섰다. 또 이라크의 석유 금수조치를 지원하기 위해 이스라엘 지지 국가들에 대한 석유수출 중단을 검토하기 시작했다. 유럽연합(EU)이 7일 이스라엘에 대한 제재 가능성을 처음으로 공식 제기하는 등 국제사회의 이스라엘 제재 움직임도 가시화하고 있다.

◇막무가내인 이스라엘=아리엘 샤론 이스라엘 총리는 8일 의회연설에서 "군사작전에는 시간적 제한이 있으나 이스라엘군은 팔레스타인 민병대가 분쇄될 때까지 요르단강 서안 공격을 계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군을 철수한 후 이 지역에 완충지대를 설치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이에 대해 팔레스타인의 사에브 에라카트 협상대표는 "이는 사실상 재점령이고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의 종말을 의미하며 평화 과정도 끝났다"고 반발했다.

앞서 샤울 모파즈 이스라엘군 참모총장은 7일 "공격이 3주는 더 계속될 것이며 아라파트는 축출돼야 한다"고 말해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의 즉각 철군 요구를 일축했다.

◇국제사회 제재 움직임=전세계 소비 원유의 3분의 1을 공급하는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알리 로드리게스 사무총장은 7일 "이란 등 일부 회원국이 미국 등 이스라엘 지지 국가에 석유금수조치를 주장해 수용 여부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OPEC가 석유금수를 실시한 1973년 4차 중동전 당시 원유가는 1년 만에 4배로 폭등했었다. 또 EU의 순번제 의장국인 스페인의 호세프 피케 외무장관은 7일 "이스라엘이 철수를 거부한다면 EU는 제재를 할 수 있다"고 밝혔다.

◇'팔'지원에 팔 걷고 나선 아랍권=아랍연맹이 지난 5일 팔레스타인에 3억3천만달러를 긴급 지원키로 결정한 데 이어 7일 모하마드 하타미 이란 대통령과 각료들이 월급의 절반을 팔레스타인에 기부했고, 국회의원 상당수도 하루분 급료를 내놓기로 결의했다. 나예프 빈 압둘라지스 알 사우드 사우디아라비아 내무장관이 지휘하고 있는 '인티파다 지원회의'도 7일 팔레스타인 유가족 1백55가구에 5천3백33달러씩 모두 1백만달러를 기부했다.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은 팔레스타인 자살폭탄테러범 유족들에게 약 2만달러씩 지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강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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