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성 '분노의 질주' 1,500·500m 2관왕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3면

캐나다 몬트리올의 모리스 리처드 아레나 시상대는 김동성(23·동두천시청)의 독무대였다.

김동성이 2002쇼트트랙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남자 1천5백m에 이어 5백m에서도 금메달을 차지하며 대회 전관왕을 향해 질주하고 있다.

세계랭킹 1위이면서도 지난 2월 솔트레이크시티 겨울올림픽에서 텃세 판정으로 노메달의 수모를 겪은 김선수는 7일(한국시간) 벌어진 남자 5백m 결승에서 41초930을 기록, 절친한 친구인 파비오 카르타(이탈리아·42초044)를 여유있게 따돌리고 우승했다. 아폴로 안톤 오노(미국)와 리자준(중국)은 이번 대회에 불참했다.

김동성은 전날 1천5백m 결승에서는 초반부터 독주에 나선 끝에 2위와 두 바퀴 차이를 내며 첫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김선수는 솔트레이크시티 겨울올림픽 1천5백m에서 1위로 골인하고도 실격처리된 것을 의식한 듯 초반부터 질주하는 작전을 택했다.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처음 5백m 금메달을 목에 건 김동성은 "올림픽 후 팬들의 성원에 힘입어 실망하지 않고 이번 대회에 대비한 훈련을 충분히 했다. 끝까지 최선을 다해 전관왕에 도전하겠다"고 했다.

김동성은 중간합계 68점으로 2위인 카르타(21점)에게 큰 점수 차로 앞서 있어 1997년 이후 5년 만에 종합우승 탈환이 유력해졌다.

예선부터 결승까지 한번도 1위를 놓치지 않는 완벽한 경기를 운영하고 있는 김동성은 마지막 날인 8일 1천m에 이어 3천m와 남자계주 챔피언에 도전한다. 87년 창설된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남녀를 통틀어 전관왕에 오른 선수는 아직 한명도 없다.

여자부에서는 중국의 간판스타 양양A가 1천5백m와 5백m에서 모두 1위로 골인해 대회 6연패가 유력해졌다.

한국의 유망주 고기현(세화여고1)은 전날 1천5백m 결승에서 줄곧 선두를 지키다 마지막 코너에서 양양에게 추월을 허용해 2위를 차지했으며 5백m에서는 4위에 그쳤다.

한편 한국은 남자 5천m계주와 여자 3천m계주 준결승에서 나란히 1위로 결승에 올랐다.

몬트리올=성백유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