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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길서도 쾌속주행 UHP 타이어의 마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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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천안의 자동차부품연구원 테스트트랙에서 열린 넥센타이어 시승회에서 초고성능 타이어 N8000을 장착한 기아차 K7이 젖은 노면을 달리고 있다. [넥센타이어 제공]

이날 시승회에서 넥센타이어는 N6000과 N8000, N9000을 선보였다. N6000은 튜닝 매니어를 위한 타이어. 기존 N5000의 경제성은 유지하되 노면을 움켜쥐는 성능을 한층 강화했다. 트레드엔 방향성을 지닌 홈을 파서 고속주행성능을 높였다. 35~55시리즈, 38.1~50.8㎝(15~20인치)의 34가지 규격으로 선보였다. 타깃은 기아 포르테 쿱, 현대 i30 등의 준중형 튜닝카다.

N8000은 렉서스 IS250 같은 수입 스포츠 세단을 위한 타이어다. 트레드의 안쪽과 바깥쪽에 각기 다른 패턴의 홈을 팠다. 나아가 정교한 시뮬레이션을 통해 얻은 결과를 토대로 타이어의 모서리를 설계했다. 직진 안정성과 안락한 승차감, 안정적인 코너링 성능을 치우침 없이 챙기기 위해서다. 35~55시리즈, 40.64~50.8㎝(16~20인치)의 23가지 사이즈로 선보였다.

가장 상급인 N9000은 미쓰비시 랜서 에볼루션 같은 고성능 스포츠카를 겨냥한 제품이다. 레이서 못지않은 운전 실력을 갖춘 오너의 눈높이에 맞췄다. N9000의 성격은 트레드 디자인에 고스란히 드러나 있다. 네 가닥의 굵은 홈을 파서 배수성을 확보했다. 고성능 스포츠 타이어는 빗길 성능이 떨어진다는 편견을 깼다. 총 15가지 사이즈로 나온다.

넥센타이어의 초고성능 타이어 N9000. 고성능 스포츠카를 겨냥한 제품이다. [넥센타이어 제공]

이번 시승회를 치른 한국자동차부품연구원은 넥센타이어 신제품의 산실이다. 자체 트랙이 없는 넥센타이어가 타이어 테스트에 쓰기 위해 장기임대하고 있다. 트랙은 너비 30m, 길이 1㎞의 직선로를 기본으로 해 한쪽 끝에 반경 50m의 선회로를 갖췄다. 직선로 옆엔 블록, 시멘트, 아스팔트, 유럽의 돌길 등으로 구성된 다양한 노면과 배수성 시험로를 마련했다.

트랙엔 기아 K7, 포르테, BMW 5시리즈, 폴크스바겐 골프 등 네 대의 시승차가 준비됐다. 각 시승차엔 넥센의 UHP 신제품을 종류별로 신겼다. 시승엔 35년 경력의 테스트 드라이버가 함께했다. 그는 K7에 취재진을 태우고 고깔 사이를 시속 80~100㎞로 누볐다. 고깔 사이를 헤집는 K7의 몸놀림은 단호했다. 끈끈한 접지력이 온몸으로 느껴졌다.

N8000을 끼운 K7의 운전대를 쥐었다. 광폭타이어지만 조용했다. 국내 소비자의 취향을 반영했다. 또한 고속에서 급격히 차선을 바꿔도 쉬 궤적을 흩뜨리지 않았다. 단단한 사이드 월 덕분이었다. 젖은 노면에서도 접지력 변화는 거의 없었다. 넥센타이어 측의 장비로 계측해 보니 젖은 노면에서의 시속 100㎞ 제동거리가 마른 노면보다 1m 뒤질 뿐이었다.

“타이어는 유독 진화가 느린 제품입니다. 100년 이상 기본적인 틀에 변화가 없었거든요. 그런데 가장 심오한 과학이 담긴 제품이기도 합니다. 100년을 연구해도 끝이 보이지 않으니까요. 타이어 개발엔 정도가 없습니다. 끝없는 도전이 있을 뿐입니다. 우린 어떤 브랜드와도 실력으로 겨룰 준비가 돼있습니다.” 넥센타이어 기술연구본부 신영동 팀장의 설명이다.

넥센타이어는 1942년 흥아타이어 공업사로 출발했다. 87년 프랑스 미쉐린과 합작법인을 세웠고, 91년 우성타이어로 바뀌었다. 2000년 넥센타이어로 거듭난 이후 전 세계 타이어 업체를 통틀어 최고 수준의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전체 매출의 80%가 수출에서 나온다. 넥센타이어의 지난해 매출액은 9662억원. 올해 매출 목표는 1조1000억원이다.

김기범 자동차 저널리스트 (중앙SUNDAY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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