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칙왕'오노 이어 리자준도 불참 맥빠진 김동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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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리자준 너마저!"

'분노의 질주'를 준비했던 김동성(23·동두천시청·사진)이 땅을 쳤다.

6일(한국시간) 캐나다 몬트리올 모리스 리처드 아레나에서 막을 올리는 2002 쇼트트랙 세계선수권대회에서 한국과 우승을 다툴 것으로 전망됐던 중국은 출전선수 명단에서 에이스 리자준을 비롯해 펭카이·안위룽 등 올림픽 멤버를 제외했다. 그 대신 월드컵시리즈에서 무서운 기세를 보였던 신진세력인 구오웨이·리예·리유잉바오를 엔트리에 넣었다.

세계선수권대회는 일단 출전선수명단을 제출하면 교체할 수 없어 리자준은 단체전에나 뛸 수 있다. 아폴로 안톤 오노(미국)의 불참으로 솔트레이크시티올림픽의 설욕전이 무산된 김동성은 '꿩대신 닭'으로 삼았던 리자준과의 맞대결도 성사가 되지 않음은 물론 복병을 맞게 돼 부담만 커지게 됐다.

대표팀 전명규 감독은 "장거리에 강한 구오웨이는 중국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이미 리자준 등을 계속 이긴 무서운 선수다. 올림픽에서는 노련한 선수가 필요하다는 판단 아래 이들을 출전시키지 않았지만 중국은 현재 세대교체를 시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여자부에서도 중국은 양양 S를 빼고 리우자오잉을 양양 A·왕춘루와 함께 투입했다.

한편 한국은 예상대로 김동성·이승재(서울대)·안현수(신목고)를 남자부에, 여자선수는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고기현과 최은경(이상 세화여고)을 출전시켰다. 한국 여자선수가 두명밖에 출전하지 못한 것은 지난해 대회 성적을 반영하기 때문이다.

전감독은 "모든 조건은 올림픽 때와 같다.강력한 우승 후보라도 방심하거나 운이 없어 넘어지면 한개의 메달도 따지 못하는 것이 쇼트트랙"이라며 첫날 열리는 남녀 1천5백m 결과가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선수들은 개막 전날인 5일 이준호 감독이 이끄는 프랑스와 함께 마지막 훈련을 마쳤다.

대회 3관왕과 개인종합우승을 노리고 있는 김동성은 "올림픽 때 보여주지 못했던 실력을 발휘하겠다"고 했다.

몬트리올=성백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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