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관련 블루칩으로 주도주 변화 조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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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9면

3월 증시도 양봉을 그리며 마감했다. 양봉은 월말 지수가 월초보다 높을 때 나타난다. 연속 6개월째다.

1986년 2~7월 3저 호황 초기 때 이후 16년 만의 대기록이다. 증시 주변 여건은 여전히 쾌청하다.경기회복 흐름은 내수에서 수출 쪽으로 확산되고 있고, 주요 기업들의 1분기 실적은 예상치를 웃돈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시중 부동자금은 부동산을 거쳐 증시로 흘러드는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이렇다 할 악재가 눈에 띄지 않는 게 악재라면 악재"라고 말할 정도다. 하지만 시장이 재료만 갖고 움직이는 것은 아니다. 시장 참여자들이 사람이다 보니 생명력 있는 유기체 같은 모습도 보인다. 더욱 왕성한 활동을 위해선 적절한 휴식을 취해야 한다.

지금 시장은 거듭된 강행군에 피로가 누적되고 있다고 봐야 한다. 다만 느끼지 못할 따름이다. 피로가 한꺼번에 밀려오면 자칫 앓아 누울 수도 있다.

증시 분석가들은 4월 증시를 놓고 대체로 '전반기 강세 흐름 지속, 후반기 조정국면 진입'을 점치고 있다. 아직 상승 여력이 남아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산이 높으면 골도 깊을 수 있다는 경계감을 점차 높여 나가야 할 것으로 보인다.

종합지수 900 이후 또 하나 주목할 것은 장세 주도주의 변화 여부다. 최근 백화점·홈쇼핑 등 내수 관련주들의 주가 흐름이 더뎌지는 반면, 삼성전자·현대차 등 수출 관련 블루칩들이 다시 부상하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이달 수출이 플러스로 돌아 설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정부는 내수경기를 진정시키기 위한 정책전환을 모색하고 있다.

수출 관련주들은 최근 주가가 별로 오르지 못해 설사 전체 장세가 조정에 들어가더라도 하락 리스크(위험)가 상대적으로 작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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