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 총재職 포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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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얼굴)총재는 26일 비주류와 소장파 의원들이 요구해온 총재제 폐지와 대선 전 집단지도체제를 전격 수용했다.

李총재는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5월 전당대회에서 총재제도를 폐지하고 집단지도체제로 전환하겠다"면서 "최고위원 경선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는 李총재가 대통령후보 경선에만 출마하고, 당선 후에도 후보로서의 활동에만 전념하겠다는 뜻이다. 李총재는 또 "이른 시일 내에 총재권한대행체제를 갖추고 총재직을 사퇴할 것"이라고 말하고 "부총재단 사퇴에 따라 새로 구성될 당운영특별기구에서 성공적인 전당대회를 치르기 위한 만반의 준비를 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특위 위원장으론 박관용(朴寬用)의원이 내정됐다.

<관계기사 4면>

李총재의 이같은 결정은 김덕룡(金德龍)의원을 비롯한 당내 비주류와 소장파 의원들의 요구를 전면수용한 것이다. 이와 관련, 홍사덕(洪思德)의원은 27일 김덕룡 의원과 상의해 기자회견을 열고 당잔류 방침을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李총재는 "총재라는 자리에 연연할 생각은 추호도 없다"며 "무능하고 부패한 김대중 정권을 교체하고 국민에게 안정과 희망의 내일을 드리기 위해서라면 저의 모든 것을 던질 각오가 돼 있다"고 말했다.

李총재가 당권을 포기함에 따라 한나라당은 5·10 전당대회 이전까지는 총재권한대행체제로 운영되며, 전대 이후에는 최고위원들이 합의제로 당무를 처리하게 된다.

이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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