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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종 피자들 '맛있는 싸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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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3면

전북 지역에 뿌리를 둔 토종 피자가 힘을 내고 있다. 전북 임실에서 나는 치즈로 피자를 만드는'임실치즈피자''지정환 임실치즈피자''왕관표 임실치즈피자' 등은 전국으로 점포를 늘리고 해외 진출도 모색하는 등 사세 확장에 분주하다. 피자헛 등 외국계 피자 업체가 구축한 아성을 공략하고 있는 것이다.

◆ '임실피자' 3파전=임실치즈농협이 운영하는 '임실치즈피자'는 전국에 45개 체인점을 두고 있다. 1998년부터 피자 사업에 나선 이 업체는 지역농민이 생산한 치즈만 사용한다. 신동환 조합장은 "임실군과 손잡아 피자특화생산단지의 건설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지정환 임실치즈피자'는 1999년 피자사업을 시작했다. 영.호남 지역과 서울 등에 42개의 가맹점이 있다. 연말까지 가맹점 6곳을 더 낼 계획이며 국산 흑미.매생이 등을 원료로 만든 피자도 내놨다. 이 회사 김미혜 사장은 "현재 대형 마트에 점포를 내는 것을 검토 중이며 내년에는 인도네시아.중국 등 해외에도 진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난 4월 임실치즈피자 공장장과 사원 5명이 힘을 합쳐 설립한 '왕관표 임실치즈피자'는 창업 여섯달 만에 53개의 체인점을 냈다. 김병이 사장은 "피자 재료값을 낮추고 원가를 공개하는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내년에 가맹점 수를 대폭 늘리겠다"고 말했다.

◆ 국산치즈의 요람=임실치즈는 벨기에 출신 지정환 신부가 농민들과 손을 잡고 67년 만들기 시작했다. 젖소 우유로 만든 임실치즈는 맛이 고소하고 담백한 것이 특징이다.

이 치즈는 지금도 한해에 100억원어치가 팔린다. 97년 외환위기 이후 임실농협은 치즈의 안정적인 판로를 확보하기 위해 피자사업에 직접 나섰다. 임실치즈농협이 생산하는 피자는 농협상표를 붙인다.

이 피자에 이어 '지정환 임실치즈피자'가 등장했다. 농협과 손을 잡고 피자사업을 하던 김미혜 사장이 지 신부의 얼굴 이미지를 브랜드로 내세워 독립적으로 사업을 시작한 것이다. 올 초에는 지정환 임실피자에서 떨어온 나온 가맹점들이 왕관표를 붙여 피자를 내놓은 것이 '왕관표 임실치즈피자'다.

◆ 토종피자의 과제=이들 토종피자는 우리 농산물을 먹자는 바람이 확산되고 값도 외국브랜드에 비해 20%가량 저렴하다. 그러나 조직적으로 판촉을 하는 외국 브랜드보다 인지도가 여전히 낮다.

특히 소비자들은 브랜드가 비슷한 토종브랜드를 놓고 "도대체 누가 원조냐"는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임실치즈피자'란 브랜드가 난립해 일부 체인점은 피자를 주문하면 우산.계산기.학용품 등을 주는 등 과당경쟁을 하고 있다.

이에 따라 임실농협피자의 가맹점들은 최근 '브랜드 관리에 대한 특단의 대책을 세워달라'는 요지의 진정서를 농협에 내기도 했다. 임실치즈농협 관계자는 "피자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브랜드 통합은 물론 임실군과의 공동 마케팅도 적극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주=장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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