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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35년 경험 "걸리면 안놓친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50면

손해보험협회 보험범죄방지센터의 이민종(67) 상임고문은 보험범죄 조사업무 종사자의 대부로 불린다.

1961년 경찰에 투신한 그는 96년 총경으로 정년 퇴직하면서 민간인 신분으로 보험범죄 퇴치 활동에 참여했다. 당시 보험금 분쟁을 전담하는 조직을 만들기 위해 경찰 출신자를 물색하던 삼성화재에 고문으로 스카우트된 것. 경찰로 일한 35년 가운데 30년 동안 수사 업무에 종사한 점을 인정받았다.

"그전까지 보험사에 취직한 경찰 출신의 주요 업무는 교통사고 현장을 조사하는 것이었습니다. 회사마다 영업을 늘리는 데만 신경을 썼지, 보험금이 새나가는 것에는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지요. 보험금의 누수(水)문제가 점점 심각해지자 이를 줄일 목적으로 삼성화재는 SIU의 전신에 해당하는 '보상조정팀'을 처음 만들었습니다."

초기엔 보험금을 더 타내기 위해 개입하는 폭력배 조직 등을 상대하거나 보상을 담당하는 직원에 대한 협박·공갈을 차단해 주는 게 주업무였다. 그러다 이듬해 보험개발원 전산망의 가동으로 보험사 사이에 정보교환이 이뤄지면서 보험범죄 조사 활동이 본격화됐다. 이때부터 그의 수사 노하우가 보험범죄를 적발하는 데 진가를 발휘했다.'한번 물면 절대로 안놓는다'는 집념이 범죄 수사의 첫걸음이라는 게 그의 신조.

지난 2월 설립된 협회 보험범죄방지센터로 자리를 옮긴 그는 전국 각지의 지방경찰청 직무교육의 보험범죄 관련 강좌에 단골 강사로 나가고 있다. 고문은 대다수 사람들이 보험범죄에 무관심한 것을 안타깝게 생각한다.

"보험금을 '임자 없는 돈'으로 생각해 부정한 방법으로 타내려는 사람이 아직 많습니다. 보험회사는 모호할 경우엔 회사 이미지를 생각해 이들에게 굴복합니다.

이런 식으로 하다 보면 결국 정상적으로 보험료를 내고 보험금을 타는 사람은 손해를 보게 되는 셈이죠. 결국 내 호주머니에서 돈이 새나가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평생을 수사 업무에 종사해온 그는 보험범죄를 뿌리뽑는 게 사회정의를 바로 세우는 한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차진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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