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대만 국방부장 訪美 반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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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베이징=유광종 특파원] 중국 정부가 16일 클라크 랜트 주중 미국대사를 외교부로 불러 미국의 핵태세 검토보고서와 대만 국방부장의 방미 허용에 대한 강력한 항의문을 전달했다고 중국 언론들이 이날 일제히 보도했다.

리자오싱(李肇星)중국 외교부 부부장(차관)은 이 항의문에서 "미국이 탕야오밍(湯曜明)대만 국방부장에게 방미를 허용한 것은 중국에 대한 내정간섭이며 중국인의 민족감정을 해치는 행위"라고 강조했다.

항의문에서 중국 정부는 "미국 정부가 대만해협의 정세를 논의하기 위해 대만 독립을 지지하는 인사들을 미국으로 불러들일 계획인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대만에 첨단무기를 판매하는 등 대만과의 관계를 강화하고 나섬으로써 미국은 대만독립을 부추기고 있다"고 비난했다.

李부부장은 또 중·미 양국이 핵무기를 서로 상대방에게 겨누지 않기로 한 과거의 합의사항을 거론한 뒤 "최근 대만해협에서 사태가 발생할 경우 핵 사용을 할 수 있다고 미국이 위협하고 있지만 중국인들은 이에 절대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당국은 이 항의문에서 대만 독립을 지원하는 일부 미국 내 세력을 '편집광',미국의 핵 위협을 '공갈'이라고 표현하는 등 매우 강경한 수사를 사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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