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엔 150명 망명 계획"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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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다음번엔 1백50명 규모의 망명을 계획하고 있다."

탈북자 25명의 스페인대사관 진입을 측면 지원한 독일인 의사 노르베르트 폴러첸은 15일 일본 아사히(朝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탈북자들의 대규모 '기획 망명' 을 추진하고 있다고 공개했다.

폴러첸은 "이번 스페인대사관 진입은 탈북자 지원단체 회원 11명이 오랫동안 치밀하게 계획한 것"이라고 밝히고, "이들이 쓰고 있던 빨강 모자와 검정 모자도 지원단체 회원들이 준비한 것"이라고 말했다.

아사히 신문 보도에 따르면 이들은 중국 각지에서 모인 탈북자 25명에게 같은 모양의 모자를 씌워 관광객으로 위장하는 수법으로 자연스럽게 대사관에 접근하는 방법을 택했다.거사 하루 전인 13일 밤에는 스페인대사관의 경비가 그다지 삼엄하지 않다는 것을 재차 확인하기도 했다.

현재 중국 동북부 지역의 탈북자수는 모두 3만~5만명. 이번에 한국땅을 밟게 된 25명중 일부는 3년 이상 중국에 체류했다고 신문은 소개했다.

폴러첸은 1999년 7월부터 북한에 체류하며 의료활동을 벌였으나 2000년 10월 매들린 올브라이트 당시 미국 국무장관의 방북 때 서방기자들을 허가되지 않은 지역으로 안내하고 북한을 비방하는 발언을 했다는 이유로 같은 해 12월 강제 추방됐다.

도쿄=오대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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