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회 우승 신화 이룰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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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4면

축구의 나라 브라질에 '커파 도 문도(월드컵)'붐이 일고 있다. 프랑스 월드컵 준우승의 한(恨)을 풀고 사상 첫 5회 우승을 기원하는 축구팬들의 열기가 뜨겁게 달아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브라질은 인구 1억6천9백만명 중 등록선수만 55만명, 축구클럽 1만2천개에 이를 정도로 막강한 축구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다. 국민 모두가 선수·감독을 자청할 만큼 축구에 대한 열정이 강하다.

특히 최근 브라질 축구협회가 울산에 대표팀 연습캠프를 설치키로 확정한 뒤 한국과 울산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브라질 최대 방송인 글로브TV에서 한국의 월드컵 준비상황을 시리즈로 방영하자 방송사와 여행사 등에는 한국에 대한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

브라질 선수단 56명은 5월 21일부터 6월 13일까지 울산에 캠프를 차린다.

▶월드컵 전략=브라질 축구팬들은 "대표팀이 예선에서 다소 부진했지만 본선에서는 좋은 성적을 올릴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역대 월드컵 대회에 모두 출전한 유일한 국가이고 우승컵을 네 차례나 거머쥔 저력을 믿기 때문이다.

1990년 14회 이탈리아 대회 때부터 4회 연속 브라질 월드컵대표팀을 취재한 자니니(글로브TV 스포츠 담당 국장·50)는 "예선 때는 유럽 명문팀에 소속된 대표선수들이 경기 2~3일 전에 모여 팀워크를 갖출 겨를도 없이 출전해 성적이 부진했다"며 "한·일 월드컵에서는 브라질이 우승컵을 거머쥘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코레아, 잘 몰라요="한국의 택시 기본요금·콜라 한캔 값이 얼마입니까."

울산 연습캠프 계약 후 열린 기자회견장에서 브라질 기자들은 한국에 대한 정보가 너무 빈약하다고 지적했다. 브라질(C조)이 경기를 갖는 울산과 서귀포·수원시 등을 오가는 교통·항공편 등에 대한 질문도 쏟아졌다. 기자들은 인터넷에 올라있는 월드컵 홍보자료는 정부·월드컵조직위의 일방적인 자료만 수록돼 있을 뿐 한국을 처음 찾는 관광객들에게 도움을 줄 만한 정보가 없다고 지적했다.

특히 한국과 지구 반대편에 있는 브라질은 대한항공의 직항 노선마저 끊겨 미국을 거쳐야 하는 등 방문객들이 큰 불편을 겪는다. 브라질에서 미국 LA를 거쳐 한국까지 오는 비행시간만 22~25시간 걸린다.

항공권 구하기도 힘들어 월드컵 기간 중 브라질에서 한꺼번에 관광객이 몰릴 경우 노선 증편 등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방문객 규모=브라질 여행사들은 월드컵 대회 때 한국을 방문할 브라질 선수단·보도진·관광객이 3천명 이상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프랑스월드컵 때는 브라질에서만 경기 관람객 2만5천명을 포함, 모두 5만2천여명이 프랑스를 방문했다.

브라질 한인회장 권명호(46·변호사)씨는 "고국에서 여는 월드컵대회는 축구의 나라 브라질에서 이민 70여년 만에 교민(1만7천여명)들의 위상을 높일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밝히고 "교민들이 월드컵 후원회를 만들어 홍보전에 나서고 있으나 홍보자료가 없고 입장권·항공편 등이 모자라 제대로 활동을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상파울루〓허상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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