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년의 '큰주먹'들 조폭 정화 나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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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낙화유수' 김태련, 호남주먹 1세대 박종선….

왕년의 '큰 주먹'들이 시민단체와 손잡고 폭력세계 정화운동에 나섰다.

이들은 민주시민연합 회원 30여명과 함께 8일 오후 7시 서울 미아리 빅토리아호텔에서 '정의사회 실천 모임(이하 정사모)'을 결성하고 오는 22일 전국의 '조직' 구성원들과 함께 대규모 실천결의대회를 열 예정이다. 이 자리엔 '전국구(전국적으로 통하는 인물에 대한 은어)' 대부 10여명이 참가한다.

정사모는 앞으로 학원 폭력배와 불량 서클을 찾아내 선도하는 일에 앞장설 계획이다. 또 소년범들의 재활을 돕기 위해 경기도 양주군 장흥면 1천3백평 부지에 자활원을 설립해 운영하고 경찰 등 공권력과 협조해 방범순찰 등 범죄예방에도 나선다.

정사모는 1989년부터 인신매매 퇴치 등 범죄추방운동을 벌여온 민주시민연합 전재혁(57)의장이 올해 초 주먹계 원로 박종선(66)씨와 만나 "건달조직들로 하여금 범죄 세계와 결별하고 의로운 집단으로 다시 태어나 지역사회 범죄 예방의 주체가 되도록 하자"고 제의, 박씨가 흔쾌히 받아들여 탄생하게 됐다.

이 모임에 참여한 주먹계 대부들은 모임 이사장을 맡은 박씨를 비롯, 권태근·박상택·박성갑·안경석 집행위 부위원장, 유서영 감찰위원장 등이다.

박이사장은 60년대 서울 북창동·명동 일대를 주름잡았던 호남 주먹 1세대의 대표주자. 그는 김태촌씨의 대선배로 89년 김씨가 조직한 신우회 회장을 맡는 등 호남 주먹계의 대부로 군림해왔다.

고문을 맡은 '낙화유수' 김태련(78)씨는 자유당 시절 유지광씨 등과 함께 동대문사단의 중추역할을 했던 문자 그대로 최고 원로다. 유서영(47)씨는 70, 80년대 빅토리파를 이끌며 미아리·돈암동 등 서울 북부지역에서 이름을 날렸다.

정사모에는 이들 외에 사회지도층 인사들도 참여하고 있다. 민병균 자유기업원장·김동구 전 대한웅변협회장·백병훈 국가생존전략연구소장·하등용 한성대 교수·방송인 김홍규·임동진 변호사·심상종 목사·조일부 스님 등 20여명이 고문 이나 간부회원을 맡았다.

전익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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