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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마녀의 날, 심술은 없었다

중앙선데이

입력

지면보기

170호 26면

6월 둘째 목요일인 10일은 증시에서 ‘네 마녀의 날’ 또는 ‘쿼드러플 위칭데이(Quadruple Witching Day)’라고 부르는 날이었다. 주가지수 선물·옵션, 개별 주식 선물·옵션의 네 가지 파생상품이 한꺼번에 만기가 돌아왔기 때문이다. 통상 파생상품이 만기가 되면 포지션을 청산하는 거래가 크게 늘어 마치 마녀가 심술을 부리듯 시장이 어지러워지기 쉽다는 뜻에서 붙은 별명이다.

격언으로 보는 증시 Review

결과적으로 ‘마녀의 심술’은 없었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4.48포인트(0.27%) 오른 1651.70에 마감했다. 9일 하락 폭(4.26포인트)을 하루 만에 고스란히 만회했다. 그러나 1660 선 부근에서 형성된 박스권 상단을 뚫고 올라갈 에너지는 부족했다. 이날은 한국은행이 금융통화위원회를 열어 기준 금리를 결정하는 날이기도 했다. 한은은 기준 금리를 16개월째 연 2%로 유지했다. 전문가들이 예상했던 그대로여서 시장에는 별다른 영향을 주지 못했다.

사실 ‘심술’이 없었다 뿐이지 ‘마녀’가 그냥 쉬고 있었던 것은 아니다. 이날 코스피200 지수 옵션(3728만4508계약)과 개별 주식 선물(38만6295계약)의 거래량은 나란히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주식 선물은 거래대금(1822억원)에서도 사상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다. 이 중 상당 부분이 3개월 뒤 만기가 돌아오는 상품으로 ‘롤오버(만기 연장)’하는 거래였다는 게 한국거래소 파생상품시장본부의 분석이다.

한국 증시에서 ‘네 마녀의 날’의 유래는 불과 2년밖에 되지 않았다. 개별 주식 선물이 상장 후 처음으로 만기가 돌아온 때가 2008년 6월이었다. 그전까지는 지수 선물·옵션과 주식 옵션을 합쳐 ‘세 마녀의 날’이라고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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