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률 29대1… 예정가의 2~3배 웃돌기도 상가분양시장도 후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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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6면

주택공사가 지난달 20일 분양한 경기도 의정부시 금오지구1단지 상가에는 뭉칫돈이 몰렸다.1층 점포가 평균 10대 1이 넘는 경쟁률 끝에 예정가보다 1억여원 많은 2억~4억3천여만원에 낙찰됐다. 최근 공개경쟁 입찰로 내놓은 동수원 월드아파트 상가도 평균 낙찰가가 내정가의 1백82%를 보이면서 최고 29대 1의 경쟁률로 마감됐다.

아파트·오피스텔에 이어 상가 분양시장도 과열 조짐을 보이고 있다. 아파트 단지 내 상가의 경우 예정가를 2~3배 웃도는 고가 낙찰이 속출하고 있다.1층 상가는 입찰 직후 2천만~1억원씩의 웃돈까지 붙고 있다.

저금리 상태에서 경기가 회복된다고 하자 임대수익을 노린 투자자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정부의 투기 조사가 아파트에 집중된 틈을 타 일부 투기 세력이 상가 분양시장에 개입, 과열을 부추기고 있다. 상가114 윤병한 사장은 "상권이나 임대료 수준을 따지지 않고 낙찰가를 써내는 초보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며 "상가는 경기와 상권에 따라 가격 등락 폭이 크므로 꼼꼼한 분석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공급 봇물 이룬다=올 상반기에 서울과 경기도에서 분양할 상가는 30여곳이다. 단지 내 상가의 경우 배후 아파트가 1천가구가 넘는 곳도 10곳에 이른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이달 서울 마포구 공덕2지구를 시작으로 문정동·구로동·길음동 등에서 단지 내 상가를 잇따라 내놓는다.

경기도 안양시 비산동 삼성아파트 상가는 3천8백여가구의 대단지여서 관심을 가질 만하다. 부천시 범박동의 현대홈타운 상가는 5천4백여가구의 초대형 단지고, 용인시 구성면의 쌍용아파트 상가도 1천3백여가구의 대단지여서 인기를 모을 것 같다. 주공 상가로는 동두천시 송내4단지와 안양시 임곡1단지 상가가 눈길을 끈다.

◇낙찰보다 중요한 것은 상권분석=단지 내 상가는 아파트를 끼고 있어 안정적인 영업을 할 수 있는 데다 업종이 제과점·세탁소·잡화점뿐 아니라 노래연습장·세무사사무소 등으로 확대돼 투자 여건이 나아졌다.

그러나 분양 방식이 '선착순'에서 '일반 경쟁입찰', 즉 최고 가격을 써낸 사람을 낙찰자로 정하는 방식으로 바뀌는 추세여서 짚고 넘어갈 대목이 많다.

입찰 내정가의 2~4배나 되는 고가 낙찰이 잦고 이 경우 낙찰의 기쁨은 잠시일 뿐 기대한 만큼의 수익을 올리기 어려워 애투우기 십상이다. 자영업자인 김선화(47)씨는 최근 서울 서초동 K아파트 단지 내 상가 13평을 4억2천9백만원에 낙찰했으나 입주일을 눈앞에 두고도 임대를 주지 못하고 있다. 너무 고가에 낙찰해 임대를 주더라도 수익이 은행 이자만 못하다. 세중코리아 김학권 사장은 "입찰 참여자들이 많은 상가일수록 현지 조사를 통해 상가 매매시세와 임대료 등을 파악해야 한다"며 "단지 내 상가의 경우 영업이 잘 되는 적정 상가의 규모는 가구당 0.2~0.5평으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성종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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