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PM사업이 뜬다 <개발사업관리> 사업분석·자금조달·마케팅 등 일괄 대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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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6면

부동산업의 꽃으로 불리는 PM(Project Man

agement:개발사업관리)사업이 뜨고 있다. PM은 사업 타당성 분석·상품개발·자금조달·설계·공사·마케팅 등 개발사업의 전 과정을 관리해 주는 것으로 선진국에서는 일반화돼 있다.

그동안 노하우가 없는 개발업자들은 건설업체에 의존함으로써 불이익을 당하는 일이 많았다. 시공사의 횡포도 심했지만 자금이 부족한 시행사는 사업비 대출이나 성공적인 분양을 위해 브랜드 파워가 있는 유명 건설업체들을 끌어들일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요즘 시중에 돈이 넘쳐나면서 사정이 달라졌다. 사업성만 있으면 얼마든지 돈을 빌릴 수 있는 프로젝트 파이낸싱의 발달로 PM 역할은 중요하게 됐다.

◇어떤 업체들이…=㈜신영은 최근 ㈜진로발효와 서울 강남구 신사동 지하 4층, 지상 17층짜리 업무시설에 대한 PM계약을 했다. 정춘보 사장은 "축적된 노하우를 통해 공사비를 줄이고 완공 후의 자산가치도 높아지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교그룹 계열사인 ㈜도시와사람도 PM에 본격 뛰어들기로 했다. 이 회사 김한옥 사장은 "앞으로 PM이 종합부동산업으로 각광받을 것"이라며 "투자자의 자산관리에 비중을 둔 PM에 역점을 둘 것"이라고 말했다. 부동산 시행업체인 ㈜P&D는 시공부문을 제외한 PM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씨드50은 2000년 서울 강남의 BMW자동차 전시장 및 업무시설 PM사업을 했다. 지난해 8월 분양한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수내동 보브스쉐르빌 오피스텔 사업에도 PM을 적용했다. 개발업체인 MMD는 분야별로 전문 컨설턴트를 확보, 인터넷을 통해 무료 개발컨설팅을 하면서 PM사업을 병행하고 있다.

◇비용은 줄이고 수익은 늘리고=PM업체에 일을 맡기면 수수료는 나가지만 전 공정별로 철저한 관리를 통해 불필요한 비용을 줄일 수 있다. 토지이용 극대화, 리스크 관리, 판매 촉진 등으로 수익을 높일 수 있다.

수수료는 총사업비의 2~3%고 PM 도입으로 절감되는 비용은 사업비의 10~15%로 추산된다. 사업 타당성 분석과 유효 적절한 부지 활용 등으로 토지를 싸게 매입할 수 있고, 대출 및 각종 사업비 지출조건 개선 등을 통해 금융비용을 줄일 수 있기 때문. 효과적인 홍보·광고를 통해 초기 분양에 성공함으로써 수익을 극대화할 수도 있다.

◇전문가 많이 길러야=전문가들은 성공적으로 PM을 수행하려면 적어도 땅 매입에서 공사완료·건물관리까지 토털 사업시행 실적이 5건 이상이고 건축·토목·마케팅·기획·재무회계 등 전문 분야별로 10년 이상 경험을 갖춘 전문가를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씨드50의 이승우 사장은 "업체 난립에 따른 부작용도 적지 않을 것"이라며 "PM을 성공적으로 추진하려면 분야별 최고의 전문가를 확보해야 하는데 우리는 아직 PM 전문가가 제대로 육성되지 않아 선진국형 PM을 기대하기는 이르다"고 말했다.

최영진 부동산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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