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실적 16% 또 줄어… 12개월째 뒷걸음질 수출 2분기부터 살아날 듯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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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수출이 여전히 부진하다.

2월 중 수출실적이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16.6%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2001년 3월에 시작된 수출 감소가 12개월째 계속되고 있다.

산업자원부가 1일 발표한 '2월 수출입 실적'(통관기준)에 따르면 수출은 1백11억4천만달러로 지난해 2월(1백33억5천4백만달러)보다 16.6% 줄었다. 이는 수출 감소율이 9.6%였던 1월보다 나빠진 것이다.

이에 대해 산자부는 지난해의 경우 설 연휴가 1월 중에 있었던 반면, 올해는 2월에 들면서 조업일수가 3일 줄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품목별로는 반도체가 31.9% 감소했고, 컴퓨터(-9%)와 석유화학(-16%) 등은 감소폭이 줄었다. 국가별로 보면 엔저 때문에 일본이 31.3% 감소했고, 미국(-13.4%), 유럽연합(-17.8%), 아세안(-22.5%), 중국(-20.7%), 중동(-39.5%), 중남미(-59.1%) 등 대부분 감소했다.

수입이 수출보다 더 큰 폭으로 줄면서 무역흑자는 꾸준히 늘고 있다. 1월 중 수입은 1백4억9천1백만달러로 지난해(1백27억3천2백만달러)보다 17.6% 줄었고, 이에 따라 무역수지는 6억4천9백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호전되는 수출환경=정부는 2분기부터 수출 실적이 나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실제 수출이 회복세로 돌아서는 징후도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무엇보다 2월 중 일평균 수출액은 5억4천만달러로 1월(4억6천만달러)보다 17% 늘었다.

<그림 참조>

여기에 반도체 D램·액정표시장치(LCD)·석유화학 등 수출 주력 품목의 국제가격이 2월에도 계속 올랐다. 128메가D램의 경우 개당 가격이 지난해 12월 1.87달러에서 지난달에는 3.85달러로 상승했다. 15인치 LCD도 대당 가격이 2월에 2백40달러선(2001년 12월 2백20달러)을 유지했다.

자동차와 무선통신기기·컴퓨터 등의 수출도 회복세로 돌아섰다. 특히 자동차는 올들어 2월까지 18.2%의 수출 증가율을 보였다.

산업자원부 김칠두 무역투자실장은 "D램과 컴퓨터의 수출가격이 회복되면서 2분기 이후에는 수출이 완전한 회복세로 돌아서고, 3분기부터는 증가세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복병도 만만치 않아=수출회복의 가장 큰 걸림돌은 일본경제의 침체와 계속되는 엔화 약세다. 이는 대일(對日) 수출감소로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2월 중 대일 수출은 1월(-33.9%)에 이어 31.3%나 줄었다. 또 철강·석유화학 등의 세계적 공급과잉 문제가 해소되지 않고 있어 앞으로 각국의 수입규제가 더 늘어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이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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