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빛이고 둥그스름한 마름모꼴인 병어는 초여름의 별미다. 뼈째 썰어 회로 먹거나 햇감자와 함께 조려 먹기도 한다.
특히 전남 신안군 비금도·임자도·지도·증도 해역에서 잡히는 병어는 살이 탱탱하고 비린내가 적어 인기다. 이 해역에서는 매년 5~8월 어선 300여 척이 병어를 잡아 많은 소득을 올린다.
그러나 올해는 병어가 잘 잡히지 않아 맛을 보기 힘들다.
신안군 해역에서는 요즘 어선 200여 척이 병어잡이에 나서고 있지만, 2~3일간 조업해 5~6상자를 잡는 데 그치고 있다. 잡히는 것도 대부분 상품성이 떨어진다. 한 상자에 40마리가 들어갈 만큼 씨알이 작다.
신안군 지도읍에 있는 신안수협 북부지점 송도위판장에 요즘 하루에 나오는 병어는 300상자 안팎이다. 예년의 1000~2000상자와 비교해 아주 적다.
가격도 크게 올랐다. 씨알이 굵은 20마리들이 한 상자의 경매 가격이 40만원에 육박한 날도 있다. 요즘도 35만~36만원에 이른다. 박승렬 지도읍사무소 수산담당은 “지난해보다 6만~10만원이나 비싸다”며 “값을 떠나 물량이 없어 쉽게 살 수 없다”고 말했다.
남희현 신안수협 북부지점 판매과장은 흉어 원인에 대해 “어족자원이 많이 줄어든 데다 봄철 이상기온 영향으로 바닷물 온도가 낮은 때문인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신안군은 제4회 병어축제를 ‘천사의 섬, 신안 자연 맛 그대로’란 주제로 12~13일 송도위판장에서 연다. 10일 오전 10시30분 개막식을 시작으로 풍어를 기원하는 굿과 병어 회무침·비빔밥 만들기, 병어 회·구이 시식회, 맨손으로 활어 잡기, 수산물 깜짝 경매, 공연 등을 한다. 축제 문의:061-240-8741,8601
이해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