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동·김영재씨 집 압수수색 <아태재단 前이사> <금감원 前부원장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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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이용호(李容湖) 게이트를 수사 중인 차정일(車正一)특별검사팀은 22일 이수동(李守東·70)아태재단 전 상임이사와 김영재(金暎宰)금감원 전 부원장보의 자택에 대해 압수수색을 실시, 이용호씨와 관련된 금감원 로비의혹에 대한 본격 수사에 들어갔다. 이에 앞서 특검팀은 李전이사가 李씨와 1998년 10월부터 수차례 만난 사실을 새로이 확인했다.

<관계기사 3면>

특검팀은 이에 따라 이용호씨가 계열사들의 잇따른 주가조작에 대한 금감원 조사 무마 청탁을 위해 李전이사를 접촉해온 것으로 보고 오는 25일 李전이사를 소환조사키로 했다.

특검팀은 李전이사가 2000년 3월 李씨로부터 받은 5천만원이 금감원에 대한 청탁의 대가임이 확인될 경우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로 사법처리할 방침이다.

이와 관련, 특검팀은 당시 李씨가 돈을 건넬 때 동석했던 전 서울시정신문 회장 도승희(都勝喜·60)씨로부터 "이용호씨가 돈을 건네며 금감원 조사와 관련한 부탁을 해 긍정적인 답변을 얻었다"는 취지의 진술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은 또 김영재 전 금감원 부원장보의 동생 영봉씨가 이용호씨의 계열사 인터피온에 취업한 2000년 4월 직후 李씨로부터 서울 강남의 H오피스텔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거주했던 사실을 밝혀냈다.

특검팀은 "金씨가 월급 이외에 수차례 금품을 받았다는 의혹도 있어 확인 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김영재씨는 21일 특검팀 소환조사에서 "동생으로부터 李씨와 관련한 어떤 청탁도 받은 일이 없다"고 부인했다. 또 영봉씨는 본지 기자와의 통화에서 "형님을 창구로 로비를 했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상언·김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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