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 채권단 운영위 "수정안 마련해 재협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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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하이닉스반도체 채권단은 18일 오후 외환은행 본점에서 채권단 운영위원회를 열고 마이크론이 제시한 양해각서(MOU) 초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정하고 우리측 수정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이날 회의에는 주채권은행인 외환은행을 비롯해 산업·한빛·조흥·씨티·농협 등 채권은행들과 한국투신운용·LG투자증권·교보생명·우리종금 등 11개 채권금융기관, 전인백 하이닉스 부사장 등이 참석했다. 채권단은 특히 ▶메모리 부문을 판 뒤에 남는 잔존 법인을 확실히 살릴 수 있는 방안과▶매각대금으로 받을 주식처분 제한의 완화▶후순위채 매입요구의 철회 등을 수정안에 반영키로 했다.

채권단은 그러나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독자생존론에 대해서는 논의하지 않았고, 마이크론과의 협상에 주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 채권은행 관계자는 "아직 협상 초기에 불과하며 독자 생존을 거론할 단계가 아니다"며 "채권단 입장을 충분히 반영한 조건을 수정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채권단은 일단 수정안 마련작업은 외환은행에 일임키로 결정했다.

그러나 투신권 등 일부 채권단은 이날 마이크론의 제안 중 세부 조건뿐 아니라 40억달러의 매각대금도 받아들이기 어려운 금액이며 추가손실 부담을 떠안게 될 경우 독자생존을 주장하겠다는 입장을 정해 진통이 예상된다.

이에 앞서 열린 하이닉스 이사회는 MOU를 체결할 권리를 박종섭 하이닉스 사장에게 위임했다.

양선희·최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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