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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학사정관제 대비 독서스펙 쌓기 전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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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과 디자인에 관심이 많은 이호연양은 그림을 보며 해설을 읽을 수 있는 명화집을 찾아 읽는 것이 독서습관을 들이는 데 효과적이다. [최명헌 기자]

이호연(서울 가원중 3)양은 인터넷 가십 뉴스를 즐겨 읽고, 예쁜 그림과 디자인에 관심이 많다. 그러나 이런 관심사를 독서능력으로 연결시키지 못해 정작 책 읽기엔 무관심하다. 이양의 어머니 최성희(40)씨는 “동네 글방에서 의무적으로 일주일에 한 권씩 지정된 책을 읽고 토론하는 수업을 했었다”며 “당시 초등학교 저학년이던 아이에게 독서 부담을 심어준 것 같다”고 후회했다.

글= 박정식 기자
사진= 최명헌 기자

뉴스 보는 재미, 독서로 연계시키기

이양의 독서능력을 검사한 결과 사실·인지·추론 영역은 좋은 반면 창의·행동·정서 영역은 낮았다. 이양은 사회 현상에 흥미가 많아 호기심을 일으키는 뉴스와 정보를 보면 관련 내용을 찾아 모두 읽는 집중력을 발휘하기도 한다. 그러나 여기에만 그칠 뿐 알게 된 정보를 자신의 지식으로 활용하거나 관련 활동으로 옮기는 능력이 부족한 것으로 분석됐다. 다만 디자인에 관심이 많아 그림의 색깔, 사물의 모양, 인물의 모습 등을 찾아 보는 정도다.

이양은 “실시간 순위별 뉴스를 찾아 읽고, 관련 뉴스나 블로그를 찾아보는 일로 시간을 낭비하는 경우가 많다”고 털어놓았다. 상담을 맡은 한우리독서토론논술 이언정 선임연구원은 “재미있게 읽은 책이나 뉴스가 있다면 그와 관련된 다른 책과 자료를 찾아 읽는 방법으로 독서습관을 길러 보라”고 조언했다. 그는 이양에게 “더 궁금한 내용, 더 알고 싶은 내용은 없는지, 호기심을 일으키는 단어나 표현 등을 정리해 보라”며 문자 위주의 정보에 친숙해지는 실천방법을 제안했다.

독후감 한 줄 쓰기로 논리력 훈련을

이양에게는 그림과 디자인에 대한 관심을 활용해 독서 흥미를 키우는 방법이 적합하다. 이를 위해 좋아하는 그림이 많은 책부터 시작해 독서습관을 기르는 방법이 제시됐다. 자신의 독서 성향에 맞지 않는 글자 위주의 책을 억지로 읽으려고 스트레스를 받게 되면 오히려 독서에 대한 흥미를 떨어뜨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연구원은 “그림을 보며 해설을 읽을 수 있다”며 명화집을 추천했다. 문자 위주의 책을 읽기 위한 훈련의 전 단계라는 설명이다. 명화집에서 본 화가의 일대기를 다룬 책이나, 그림 속에 담긴 역사적 사건과 관련된 역사서를 연계해 읽는 법이 함께 제시됐다. 이 연구원은 “반대로 수업시간에 들은 역사적 사건과 관련된 책이나 명화집을 찾아 읽는 것도 독서 동기를 높이는 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이양은 “말을 할 때 비논리적 표현을 자주 하는 경우가 많아 수업 시간에 발표를 주저한다”고 걱정했다. 이에 대해 한 줄 쓰기 독후감으로 논리력을 기르는 훈련을 하는 방법이 제시됐다. 이양은 그림 위주로 보는 감성적인 독서 성향이 있어 논리적인 표현력과 전달력이 상대적으로 부족하다. 이 연구원은 “간략한 문장부터 만들어 보는 훈련으로 말하기 전에 생각을 정리하는 습관을 가져 보라”고 조언했다.

체계적으로 읽도록 부모의 도움 필요

최씨는 “호연이가 좋은 책을 사줘도 잘 읽지 않는다”고 걱정했다. 최씨가 고른 책들은 학교의 권장도서 등을 참조한 것이다. 이 연구원은 “공부라는 개념으로 접근했기 때문에 흥미를 떨어뜨린 것”이라며 “서점을 함께 방문해 아이가 스스로 책을 고르도록 분위기를 조성해 주라”고 권유했다. “자기가 직접 책을 고르다 보면 가치 있는 책과 없는 책을 선별하는 눈도 기르게 됩니다.”

최씨에겐 이양에게 동기부여를 하는 방법이 제시됐다. 부모가 자녀에게 책의 내용을 보기 전 책 표지의 제목과 그림을 보고 내용을 유추하도록 하거나, 제목에 쓰인 한자의 뜻과 제목이 상징하는 내용을 풀어보게 하는 것이다. 책의 서문과 목차를 보면서 내용을 상상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이 연구원은 “교과서에서 봤던 내용을 직접 고른 책에서 다시 보는 것도 독서의 흥미를 유발시키는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전시관·미술관 관람이나 현장 답사 등을 미술·역사 등 자녀가 좋아하는 과목과 연계시켜 체험하는 방법도 좋다. 이때 부모는 체험과 관련된 역사서·화보집·위인전 등을 자녀가 읽도록 자연스럽게 유도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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