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이석희 기자
사진=권혁재 사진전문기자
올리브 오일, 마늘·레몬즙 바른 ‘아무거나 꼬치’
재료는 꼬치에 꽂을 수 있는 것이라면 무엇이든지. 양·돼지 등 고기류와 새우 등 해산물, 야채까지…. 양념도 간단하다. ‘신의 선물’이라는 올리브 오일과 마늘·레몬즙 등으로 한 양념을 살짝 바를 뿐 특별한 소스가 들어가지 않는 것이 수블라키의 특징이다.
홍대앞에서 ‘그릭 조이’를 운영하는 전경무 사장은 “지중해성 기후 덕분에 좋은 식재료가 풍부해 자연의 맛을 해치지 않는 것이 그리스 음식의 특징이다. 자극적이지 않고 담백하며 내추럴하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일까. 그리스 축구도 튀지 않는다. 공격 위주의 유럽 스타일에서 벗어나 전형적인 수비축구를 구사한다.
오븐이나 그릴에 구운 수블라키는 그냥 먹는 것보다는 그리스식으로 먹어야 제맛이다. 하나씩 속속 빼먹어도 되지만 피타빵에 말아 요구르트로 만든 차지키에 찍어 먹는 것이 별미란다. 차지키는 약방의 감초처럼 거의 모든 음식에 들어가는 그리스 소스다.
서울 홍대앞 ‘그릭조이’(02-338-2100), 이화여대 근처 ‘기로스’(02-312-2246), 이태원 ‘산토리니’(02-790-3474)
튀긴 뒤 구워내는, 고기 가득 든 만두
엠파나다는 아르헨티나의 ‘국민 간식’으로 우리의 만두와 비슷하다. 모양은 만드는 사람에 따라 각양 각색이다. 만두처럼 생긴 것도 있고 비행접시처럼 원형에 가까운 것도 있다. 크기도 제각각이다. 10여 년간 아르헨티나에서 살았던 ‘부에노스 아이레스’ 배연석 팀장은 “현지에서 간식으로 많이 먹지만 피자처럼 크게 해서 주식으로 먹기도 한다”고 말했다. 국내에서는 쇠고기로 속을 채운 비프 엠파나다의 경우 지름이 약 10㎝ 정도, 보통 엠파나다는 5㎝ 정도로 왕만두 크기와 비슷하다. 속에 들어가는 재료에 따라 다양하게 불린다. 가장 흔한 것이 고기를 갈아 넣은 비프 엠파나다다. 토마토·치킨·옥수수·야채 엠파나다 등도 있다.
기름에 살짝 튀긴 뒤 오븐이나 그릴에서 구워 내놓는데 군만두와는 또 다른 맛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나오자 마자 먹어야 엠파나다의 바삭바삭한 식감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 조금만 지나면 마치 ‘시간이 좀 지난 튀긴 건빵 맛’으로 변한다. 핫 소스와 갈아 만든 피클에 찍어 먹거나 야채 샐러드와 함께 먹어도 맛있다. 비프 엠파나다의 경우 고기에 큐민 향신료가 들어가기에 거부감을 느끼는 사람도 있다.
서울 잠원동 리버사이드 호텔 뒤 ‘부에노스 아이레스’(02-3444-6634)와 이태원 ‘코메도르’(02-749-2827)
찐밥 적셔 먹는 닭고기·고추 스프
에구시는 닭고기와 고추가 주 재료다. 고구마와 카사바·옥수수·양파·파프리카도 들어간다. 맵지만 밥에 찍어 먹으면 톡 쏘는 맛이 어느 정도 가신다. “더운 날씨 탓에 나이지리아 음식이 거의 다 매운데 에구시도 마찬가지”라는 것이 주인장의 설명이다. 나이지리아 축구가 공격력이 강한데 바로 이 ‘매운 맛’에 길들여진 때문이 아닐까 싶다.
서울 이태원 ‘해피홈’(02-797-318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