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근리 사건의 역사적 의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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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북한군과 교전하지 않는 상황에서 충북 영동군 노근리와 포항 등에서 미군이 비저항·비무장 민간인을 학살한 사실들이 속속 밝혀지고 있는 가운데 노근리 사건을 종합정리한 책이어서 관심을 끈다.
미국의 노근리 최종보고서의 오류와 한국 정부의 노근리사건 조사결과 보고서의 문제점을 비판하고 국제인도법(제네바법)과 연관해 이 사건을 검토한 『근현대사강좌』에서는 노근리 사건 등이 갖는 역사적 의미를 점검할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노근리 사건 등의 성격을 어떻게 규정하느냐에 따라 한국현대사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지위와 그 성격, 6·25전쟁의 역사적 성격, 분단의 원인과 현재 한반도에서 미국의 역할 등이 전과 다른 방식으로 규정될 수밖에 없음을 암시하고 있다.

고려시대의 중심지였던 개경(지금의 개성)을 종합적으로 조명했다. 진보적인 역사연구자들의 모임인 한국역사연구회가 1996년부터 운영해온 '개경사 연구반'이 지금까지의 성과를 담은 책이다.
고려시대 5백여년간 정치의 주무대였고 국가경제운용의 중심지인 동시에 생활공간이었던 개경을 통해 고려사의 핵심을 짚어내려는 노력이 돋보인다.
고려의 수도로서 개경의 구조를 조망한 1부에서는 개경이 한반도의 중심부에 있어 국토의 효율적 관리가 가능했던 점, 그리고 코리아라는 이름을 세계에 알렸을 만큼 유연하고 개방적인 상업도시가 될 수 있었던 배경 등을 설명한다. 2부에서는 도로·시장·주거 등 당시 사람들의 생활과 관련한 미시적 분야를 쉽게 소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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