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지용 시인 동시 '굴뚝새' 발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6면

정지용(1903~□)시인이 1926년에 쓴 동시 '굴뚝새'가 발견됐다. 이 동시는 1993년 7월 평양 문학예술종합출판사가 출간한 『1920년대 아동문학선 1』에 실려 있으며 국내에는 한 번도 소개된 적이 없다.

최동호(고려대.국문학)교수가 『정지용 시어 사전』을 준비하다 최근 발굴한 이 동시는 정지용 시세계의 면모를 새로이 파악하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판단된다.

최교수는 "이 시를 쓴 1926년이면 작품 한 두 편을 드문드문 발표하던 등단 초기인데 이 동시를 통해 지용이 초기부터 서양시의 영향을 받았다기보다 한국 고유의 전통적 시를 추구하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26년 시 '카페 프란쓰'로 등단한 정지용은 그동안 초기시의 경우 서구의 감각적 이미지즘에 경도된 것으로 여겨져 왔었다.

언어에 대한 자각을 뚜렷이 드러낸 정지용은 대체로 서구의 모더니즘을 추종했던 것으로 알려져 왔으나 이번에 발견된 동시의 경우 정지용이 시작 초기부터 일관되게 한국적 서정을 다루는 데 진력했음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한편 올해 정지용 시인 탄생 1백주년을 맞아 정지용 음악회와 학술행사 등 다양한 추모행사가 있을 예정이다.

우상균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