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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소속 돌풍 … 민노당·여성 후보 약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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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무소속=한나라당 텃밭인 대구·경북에서는 단체장의 30%인 9명이 무소속으로 당선됐다. 서중현(58) 대구 서구청장 당선자는 2006년 지방선거에서 8전9기 끝에 시의원에 당선된 뒤 2008년 보궐선거와 이번 선거에서 무소속으로 연거푸 살아남았다.

김두관 후보가 무소속으로 도지사에 당선된 경남에서도 18곳 기초단체 가운데 6곳을 무소속 후보가 차지했다. 부산 동구·연제구·기장군수 세 자리도 무소속 후보가 차지했다.

“민주당 깃발만 꼽으면 당선된다”는 전남에서도 22개 시장·군수 가운데 곡성·화순·신안·강진 등 7곳에서 무소속이 당선됐다. 특히 전남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기초단체인 여수·순천·광양은 모두 무소속이 동반 당선해 ‘돌풍 진원지’가 됐다. 광주에서도 서구청장 선거에서 전주언 후보가 민주당 후보를 눌렀다.

충북 괴산에서는 임각수(62) 후보가 ‘무소속 소신파’임을 앞세워 재선에 성공했다. 임 당선자는 “나는 ‘괴산군민당’ 소속으로 군민이 당원동지”라며 선거운동을 해 여론의 주목을 받았다. 임 당선자는 “기초단체장은 정치인이 아니라 행정가”라며 “여러 차례 당에서 영입제의가 있었지만 거부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12월 기초단체장 당적 폐지가 무산되자 시장·군수협의회 탈퇴를 시사할 정도로 정당 공천 폐지를 주장하고 있다. 전남 강진의 황주홍(무소속) 군수 당선자도 기초자치단체장의 정당공천 폐지를 강력히 주장하고 있다.

무소속 돌풍의 원인은 지지도가 높은 현역 단체장이 대거 공천을 받지 못해 무소속으로 나선 데다 영호남에서 각각 한나라당·민주당이 독주해온 데 대한 견제 심리가 작동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민노당=인천에서는 수도권 최초로 민노당 단체장이 2명 탄생했다. 배진교(41) 남동구청장 당선자와 조택상(51) 동구청장 당선자는 모두 한나라당 후보를 물리치고 당선했다. 남동구는 한나라당 출신이 내리 세 번 구청장에 당선될 정도로 한나라당 성향이 강한 지역이어서 배 후보의 당선은 이례적인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민노당 인천시당 박언주 홍보국장은 “울산 등 공업지역에서나 가능했던 단체장 진출을 수도권에서도 실현한 것이 의미가 있다”며 “이번 선거가 반(反)MB·반천안함 구도로 치러져 20대 유권자들이 투표에 많이 참가해 민노당 득표율이 올라갔다”고 분석했다.

울산 북구에서는 윤종오 후보가 한나라당 후보를 누르고 4년 만에 다시 민노당 깃발을 꽂았다. 울산이 광역시로 승격하면서 1997년 신설된 북구에서는 두 차례 선거에서 진보후보와 민주노동당 후보가 연거푸 당선됐으나 2006년 한나라당 강석구 후보에게 자리를 내줬다. 윤 당선자는 “땀 흘려 일하는 노동자를 대접하고 고용안정과 일자리 만들기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 지역은 기초단체장 외에 국회의원과 시의원 3석도 모두 민노당이 차지해 ‘민노당 해방구’로 불릴 정도다. 세 후보의 당선은 ‘야권 단일 후보 효과’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여성=모두 26명의 여성 후보가 출마한 기초단체장 선거에서 6명이 당선했다. 2006년 지방선거에서는 서울(김영순 송파구청장), 부산(김은숙 중구청장), 대구(윤순영 중구청장)에서 3명만이 당선했다. 서울에서는 신연희(강남구청장·한나라), 박춘희(송파구청장·한나라) 후보가 당선한 데 이어 부산에서는 김은숙(중구청장·한나라), 송숙희(사상구청장·한나라) 후보가 승리의 기쁨을 누렸다. 대구 윤순영, 인천 홍미영 당선자도 여성 돌풍을 이어갔다. 박춘희 서울 송파구청장 당선자는 “서민 생활 곳곳을 돌보는 데 여성 청장이 강점이 있다”며 “주민의 입장에서 만든 생활 공약들을 반드시 실천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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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희 기자, 전국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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