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대 마린보이, 다나카 고이치로 회장은 “요트는 절대 부자들의 스포츠가 아니다”고 했다. 그는 “우리 클럽은 주말이 되면 아이들 재잘대는 소리가 끊이지 않는다”며 “요트클럽은 바닷가에 사는 아이들의 놀이터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꼭 배가 있어야만 요트를 즐길 수 있는 것도 아니다”고 덧붙였다.
1인승 요트는 클럽에 가면 언제든지 탈 수 있고, 크루저 요트는 클럽에 가입해 크루로 활동하면 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한국도 조만간 그렇게 될 것”이라고 예견했다.
근래 들어 전국 각지에 마리나가 생기고, 요트클럽이 부쩍 늘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각 요트학교에 학생 수강생은 많지 않다.
2년 전 부산 세계여자매치레이스에 참가한 세계여자랭킹 1위 선수 클레어 르로이는 “바닷가 동네에 살면서 할아버지도 (요트)선장, 아버지도 선장이었기 때문에 배를 타는 것이 걸음마처럼 자연스러웠다”고 했다. 그는 평소 마케팅에이전시에서 회사원으로 일하며, 일 년에 두세 달은 전 세계로 투어를 다닌다. 그에게 요트는 할아버지처럼 친근한 대상이다. 요트는 생각만큼 럭셔리 스포츠가 아니다. 작은 배든, 큰 배든 항구에서 대양을 향해 나아가는 것은 모두 요팅(yachting)이다. 올여름 아이와 함께 요트 입문을 적극 추천한다.
글=김영주 기자
요트, 앞바람 받아 나가야
부산 해운대 수영마리나에서 세일링을 즐기고 있는 ‘코엔스블루’ 요트클럽 회원들.
세일링요트는 요트의 크기에 따라 딩기와 크루즈 급으로 나뉜다. 딩기는 1인승 요트다. 크루저급은 25피트(7.5m)에서 80피트(15m)까지 있으며, 4명 이상의 크루들이 각자의 위치에서 역할을 분담한다. 요기 걸음마는 딩기부터다. 바람이 자는 날보다는 적당한 날이 더 좋다. 전국요트학교의 커리큘럼은 대부분 비슷하다. 요트클럽의 효시라고 할 수 있는 영국왕립요트학교(RYA)의 교본을 따르고 있다. 체험·입문·숙련의 3단계로 나눠 진행되는데, 1박2일 정도면 초급 과정을 마칠 수 있다.
전국 20여 곳서 배울 수 있다
‘코엔스블루’의 선장 이근택(사진 맨 앞)씨가 러더를 잡고 거친 바다를 항해하고 있다.
통영요트학교는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요트스쿨 중 하나다. 충무마리나 시절부터 세일링요트의 근거지였으며, 현재까지 총 2만 명이 넘는 교육생을 배출했다.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이 있으며, 6~9월까지 요트면허 연수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독일인마을로 유명한 남해군 물건항에 자리한 남해요트학교는 여행을 겸해 요트를 배워볼 수 있는 곳이다. 내륙으로 깊숙이 들어간 물건항 포구에서 배를 타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안전하다. 바다가 늘 잔잔한 편이라 여성들도 부담 없다. 경남도 주민은 무료로 배울 수 있다. 강습비용이 부담된다면, 각 시도요트협회에서 운영하는 스쿨을 이용하면 저렴하다. 서울·경기·부산요트협회 모두 연중 또는 여름 시즌에 스쿨을 연다.
여름 휴가 때 익혀볼까
남해요트학교에서 물건중학교 학생들이 세일링 이론 수업을 받고 있다(위쪽). 1인승 딩기요트를 배우고 있는 수강생(아래쪽).
통영요트학교는 관광객을 위해 투어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3시간가량 한산섬을 한 바퀴 도는 한산섬세일링을 비롯해 패키지체험(1인 5만원), 섬탐방 세일링(1인 6만원) 등이 있다. 프러포즈·웨딩촬영 등 이벤트도 언제든지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