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신용평가사 규제 직접 나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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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유럽연합(EU)이 신용평가사에 대한 직접 규제에 나선다. 국가별로 있던 감독권을 EU 내 전담기구로 이관해 더 강력하게 규제하겠다는 것이다. 조제 마누엘 바호주 EU 집행위원장은 2일(현지시간) 신용평가사 규제 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이 안에 따르면 내년에 출범하는 유럽증권시장청(ESMA)이 신용평가사에 대한 감독·검사권을 갖는다. ESMA는 신용평가사에 대한 등록 심사, 영업 활동 감독, 검사를 한다. 일거수일투족을 챙기겠다는 것이다. 문제가 발견되면 벌금 부과뿐 아니라 등록 취소와 영업정지 명령도 내린다. 규제안은 EU 회원국 간 논의를 거친 뒤 유럽의회 의결을 거쳐 최종 확정된다.

유럽이 자체적인 신용평가사를 세우는 방안도 추진된다. 바호주 위원장은 “신용평가 시장에 경쟁이 없는 게 문제”라며 “(세계 3대 평가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무디스·피치가 모두 같은 나라(미국) 출신이란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피치는 미국과 영국 회사가 합병한 것이지만 유럽에선 미국 회사라는 인식이 강하다. 장클로드 융커 유로그룹 의장도 유럽중앙은행(ECB)이 관장하는 신용평가사의 신설을 제안했다.

신용평가사들은 반발하고 있다. 전설적 투자가인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도 이들을 거들었다. 버핏은 무디스의 대주주(13%)다. 그는 이날 미 의회 청문회에 나와 신용평가사가 금융위기를 예측하지 못한 것에 대해 “당시 모두가 저질렀던 실수”라고 말했다.

김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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