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완동물은 고독감 줄여줘…관련산업 번창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2면

애완동물 열풍은 전통사회에서 현대사회로 발전하는 데 따른 자연스런 현상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핵가족과 독신생활이 보편화되면서 애완동물이 소외감과 고립감을 메워준다는 것이다.

사회심리학을 전공한 고려대 윤인진(尹麟鎭)교수는 "정서적 고독감을 달래려고 대체물로 애완동물을 찾는다"며 "정신건강에 도움이 되기 때문에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한다.

국내에서는 1990년부터 애완동물이 급격히 늘어나기 시작했다. 개.고양이가 2백50만마리로 가장 많고 햄스터.열대어 등 종류도 다양해 국내 가정에서 기르는 애완동물은 3백만마리를 넘어섰다.

덩달아 애완동물 시장은 연간 1조원 규모로 커졌다. 백화점과 할인매장들은 먹이에서 옷.액세서리까지 갖춘 독립 코너를 앞다투어 개설하고 최근에는 애견 카페도 생겼다.

애완견이 다치거나 죽었을 때 치료비와 위로비를 지급하는 보험상품이 등장하는가 하면 서울 중구 충무로에는 매주 두세차례씩 애견 경매장이 선다. 인터넷 공간도 애완동물의 천국이다.

각종 애완동물 사이트에는 키우다 죽은 애완동물에 대한 추모의 글이 넘쳐나고 최근에는 각종 정보를 제공하고 상담도 해주는 애완동물 방송국까지 생겨났다.

요즘 아파트촌 일대에는 동물병원 개업이 러시다. 전국의 동물병원은 2천6백여곳에 이르고, 서울의 경우 1998년 4백곳이던 동물병원이 올해 5백40곳으로 늘었다.

애완동물이 급증하면서 이웃에 불편을 주는 사례도 늘고 있다. 서울 도봉구청은 최근 '애완동물을 기르는 가정의 6대 수칙'을 마련했다. 이웃에 혐오감을 주지 않는 종류를 선택하고 나들이 때는 반드시 목끈을 매도록 주문하고 있다.

애완동물 학대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서울시는 최근 주인이 버린 개와 고양이들을 수거해 안락사시키는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