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올 시설투자 13% 줄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0면

올해 대기업들은 시설투자를 지난해보다 12.8% 줄어든 26조8천5백25억원으로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국경제인연합회(http://www.fki.or.kr)는 매출액 기준 5백대 기업 (응답기업 3백61개사)을 대상으로 2001년 시설투자 실적과 2002년 계획을 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16일 발표했다.

전경련은 이같은 계획치는 지난해 전년 대비 10% 감소한 것보다 더 악화된 것이며, 투자금액으로 지난해(30조7천7백84억원)보다 4조원 가량 줄어든 것이라고 밝혔다.

전경련 유재준 경제조사팀장은 "세계경제의 불확실성과 수출 감소 등으로 기업의 투자의욕이 줄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전경련이 조사한 시설투자는 기업의 설비투자에 연구개발투자를 포함한 수치다.

전경련은 또 규모가 큰 기업일수록 올해 시설투자 감소폭이 더 크다고 말했다.

매출액 1조원 이상 기업들은 지난해보다 15% 줄일 계획인 반면, 1조원 이하 기업들은 2.9% 축소할 예정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중 매출액 6천억원 이상 1조원 미만의 중견 기업들은 오히려 시설투자액을 늘릴 것으로 나타났다.

또 경공업 관련 기업들은 올해 시설투자를 지난해보다 5.5% 늘리지만, 중화학 기업들이 지난해 14조9천억원에서 올해 12조7천억원으로 15% 가까이 줄일 것으로 예상됐다.

특히 시설투자 비중이 매우 큰 전기.전자 기업들이 지난해 8조원에서 올해 5조원으로 낮춘 것(감소폭 38%)이 대기업 시설투자 감소의 결정적인 이유라고 전경련은 밝혔다.

柳팀장은 "자동차.조선.철강 등 여타 업종 기업들은 대체로 시설투자를 늘릴 것으로 조사됐다"고 말했다.

가령 삼성전자는 올해 시설투자를 지난해보다 34% 줄어든 3조여원, LG전자는 30% 감소한 6천여억원으로 계획하고 있는 반면 SK텔레콤과 포스코.기아자동차 등은 지난해보다 늘릴 예정이다.

김영욱 전문위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