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백화점 경영권 승계 본격화…장남 지선씨 최대 주주로

▶ 정지선 부회장

현대백화점 그룹의 경영권 승계 작업이 빠르고 이뤄지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4일 정몽근 현대백화점 그룹 회장이 현대백화점 주식 215만주(9.58%)를 장남인 정지선(32) 부회장에게 증여했다고 공시했다. 이로써 정 부회장은 현대백화점 지분이 352만7000주(15.72%)로 늘어나 최대 주주로 떠올랐다. 반면 정 회장의 지분은 111만5000주(4.97%)로 줄어들었다.

정 회장은 지난 10월에도 현대백화점 지분 4.3%(95만주)를 현대지네트에 매각했었다. 현대지네트는 정 부회장이 지분 50%를 소유한 단체급식 전문업체다. 정 회장은 이 밖에도 지난해 두 차례나 정 부회장에게 주식을 넘겼다. 이에 따라 정 부회장이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 현대백화점 지분은 본인의 지분 15.72%에다 현대지네트 지분 4.3%를 합쳐 20.02%(447만7000주)다.

업계에서는 현대백화점 그룹의 경영권 승계 작업이 본격화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현대백화점은 장남인 정 부회장에게, 백화점 특수판매와 여행업의 현대백화점H&S는 차남인 정교선(30) 그룹 경영관리팀장에게 물려주려는 수순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달 정 회장은 현대백화점H&S 주식 56만주를 정 팀장에게 증여해, 정 회장의 지분은 13.23%로 줄고 정 팀장의 지분은 10%로 늘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이번 주식증여는 경영권 승계 작업의 일환"이라며 "그러나 정 회장은 그룹 회장으로서의 역할을 계속 수행할 것이며 경영권 구도에는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철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