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 "부패척결 의지 안보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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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대통령의 현실인식이 안이하다."

14일 김대중 대통령의 연두회견에 대해 한나라당은 비판의 목소리가 높았다.

특히 부패척결 문제에 대해선 "대통령의 인식이 부족하다"며 노골적인 불만을 표시했다. 최연희(崔鉛熙)제1정조위원장은 "대통령 가족의 개입 의혹이 계속 제기되는데도 전혀 해명이 없어 매우 유감"이라고 말했다.

金대통령의 특별수사검찰청 설치 구상에 대해서도 "특별검사제를 도입하란 요구가 거세지자 이를 피하기 위한 것"(李在五총무)이라며 의도를 의심했다.

청년실업 해결.서민층 저리융자.국민임대주택 건설 등 金대통령이 제시한 정책에 대해서는 "선심성 공약(空約)"(任太熙 제2정조위원장)이라고 몰아세웠다. "대통령은 내년까지 국민임대주택 20만호를 공급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올해 잡힌 물량은 3만호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이처럼 회견 내용을 평가절하한 한나라당은 3대 '벤처 게이트'에 대해 융단폭격을 퍼부었다. "신승남(愼承男)검찰총장 사퇴는 시작일 뿐 끝이 아니다"(南景弼대변인)는 것이다.

이용호 게이트에는 "愼총장이 검찰수사에 압력을 행사했는지 조사해야 한다", 윤태식 게이트에 대해선 "검찰이 청와대와 국정원 등 권력기관의 개입 여부를 수수방관하고 있다", 진승현 게이트는 "검찰의 재수사가 20일간이나 개점 휴업상태"라며 공격의 고삐를 바짝 죄었다.

당의 권력형비리 특위위원인 이성헌(李性憲)의원은 "이번 기회에 3대 게이트의 뿌리를 뽑자는 게 당의 방침"이라며 "궁극적으론 국정조사가 불가피하다"고 귀띔했다. 그러면서 후속 공격을 할 벤처관련 제보사항을 총점검하며 확전을 준비했다.

최상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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