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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 카에다 포로 관타나모 이송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8면

10일 오후 9시(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 남부 칸다하르 공항. 알 카에다 포로 20명이 머리엔 흰 두건을 뒤집어 쓰고, 손은 뒤로 묶인 채 발에 매인 족쇄를 덜거덕거리며 나타났다. 무장한 미국 해병대원들은 이들을 한 명씩 C-17 수송기에 태웠다.

이들의 행선지는 이역만리 떨어진 쿠바 섬 남쪽 관타나모만에 있는 미 해군기지 수용소. 중간에 한번 비행기를 갈아타는 것을 포함해 관타나모 기지에 도착할 때까지 꼬박 이틀 동안 이들은 비행기 좌석에 매달려 있는 쇠사슬에 채워지게 된다.

USA 투데이는 "포로 한 명당 경비원 두 명의 감시를 받고, 비행기 안에서 자해행위 등 소동을 일으키지 못하도록 진정제가 투약될지도 모른다"고 전했다. 용변도 비행기 좌석에서 해결하도록 좌석에 변기 등이 마련돼 있다.

이들은 주로 아프가니스탄과 파키스탄 접경지역에서 붙잡힌 탈레반과 알 카에다 전사들이다. 미국인 탈레반인 존 워커는 포함돼 있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송된 포로들을 맞는 곳은 'X레이 캠프'로 명명된 관타나모 기지 내 수용소의 한 평도 안되는 콘크리트 독방이다. 이들은 재판을 받을 때까지 24시간 감시를 받게 된다. 빌 코스텔로 관타나모 기지 대변인은 "이들이 가까이 올수록 더욱 긴장된다"고 말했다.

일부 포로들을 떠나 보낸 칸다하르 미군기지에는 관타나모 기지로 이송을 기다리는 3백51명의 포로가 대기 중이다.수송기가 출발한 뒤 15분 정도 지나자 칸다하르 공항에서는 소총 소리가 났다. 해병도 응사해 30여분간 교전이 이어졌다.현지 목격자들은 미군 무장헬기가 상공을 선회하며 무장세력을 찾는 수색작전을 펼쳤다고 전했다. 사상자는 발생하지 않았다.

강홍준 기자,외신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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