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지하 핵실험 재개 필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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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미국 행정부는 규모가 축소조정된 전략 핵무기의 안전성과 신뢰도를 확보하기 위해 향후 2년 안에 지하 핵실험을 재개하는 방안을 의회에 제시할 계획이라고 워싱턴 포스트가 8일 보도했다.

미 정부는 이날 의회를 상대로 포괄적인 핵전략을 설명하면서 이런 구상을 담은 '핵정세 보고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 지하 핵실험을 주관했던 미 에너지부의 한 관계자에 따르면 보고서는 2년 내에 네바다주의 핵실험장에서 실험을 다시 시작할 필요성이 있다고 지적하는 한편 향후 10년 동안 전략 핵탄두를 현재의 6천개에서 1천7백~2천1백개로 줄인다는 내용을 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취임 후 전임 대통령들의 핵실험 중단조치를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으나 실험재개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지는 않았다. 취임 전엔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CTBT)을 비준하지 않은, 1999년의 상원 결정을 지지하기도 했다.

미국이 지하 핵실험을 재개할 경우 CTBT를 비준한 동맹국들의 반발이 거셀 것으로 워싱턴 포스트는 전망했다.

한편 도널드 럼즈펠드 미 국방장관은 오는 10월 1일 개시되는 2003회계연도 국방예산안을 통해 육군의 병력, 해군의 항공모함 및 몇몇 무기개발을 감축하려던 계획을 보류하고 그 대신 2백억달러의 예산 증액을 요청키로 결정했다고 USA 투데이가 8일 보도했다.

USA 투데이는 "이러한 결정은 미군을 근본적으로 재편하라는 부시 대통령의 촉구에도 불구하고 미군의 기본체제에 변함이 없을 것임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준술 기자,외신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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